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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로또 같은 운석, 나라 소유 아닌 개인 소유"

입력 : 2014.03.11 09:58|수정 : 2014.03.11 10:05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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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지난 주말에 한 네티즌이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죠. 그리고 어제는 경남 진주에 한 비닐하우스에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떨어졌다고 해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최근 인기 드라마죠. ‘별에서 온 그대’를 떠올리며 즐거운 상상을 한 분들도 있겠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러다가 영화 아마겟돈이나 ?임펙트 같은 상황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닌가, 그런 불안감을 갖는 분들도 있더군요. 관련해서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박사님도 블랙박스 영상 보셨어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네 저도 TV뉴스 통해서 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동영상 보니까 불덩이가 떨어지는 것 같던데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이라고 하는데요, 유성이요. 저도 많이 봤는데 이렇게 밝은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특히 블랙박스에 찍힐 정도면 정말 밝았다는 것이거든요. 아마 보신 분들이, UFO가 아닐까, 굉장히 놀랐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UFO는 아닌 거죠.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수원 지역에서도 운석이 관찰된 곳도 꽤 있는 것 같은데요. 여러 개가 떨어졌나 봐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그런 것은 아니고요. 별똥별 타는 높이가, 우주에 있다가 지상 100km정도부터 타기 시작합니다. 지상 100km정도이니까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죠, 이 정도 밝기라면.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밝은 것이 떨어졌고 그것을 여러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본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요. 진주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된 그 암석. 아직은 추정되는 암석으로 표현해야 할 것 같은데.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네, 거의 관측된 위치를 보고 낙하된 지점을 보면 거의 맞는 것 같거든요. 운석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운석 구멍이 1m정도 파졌거든요. 이게 지구 대기로 들어올 때는 초속 한 20km로 들어와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들어오는데 떨어질 때쯤 되면 공기하고 마찰 때문에 속도가 많이 줄어듭니다. 그래가지고 거의 시속 한 2~300km 정도, KTX정도의 속도로 떨어지게 되거든요, 마지막에는요. 그러다보니까 그 정도 깊이로 파였고 어제 보니까 떨어진 암석 성분 자체가 얼핏 보기에도 시커멓고, 제주도 가면 돌이 검은색이죠. 현무암이라고 하는데 주로 떨어진 운석의 성분이 현무암 쪽. 휘석과 감람석이 많이 들어가 있는 그런 성분이면 거의 맞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정황상 봤을 때 아마 진주에 떨어진 운석이 이번에 관측된 운석이 맞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박사님, 어떤 분은 별똥별이라고 하고 어떤 분은 운석이라고도 하는데 이게 어떻게 다른 건가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위치에 따라 틀린데요. 대기 중에 타는 현상이 별똥별. 한자로는 유성이라고 하고요. 이것이 다 타고나서 땅에 떨어져서 남은 돌덩어리를 운석이라고 합니다. 관측하신 그 자체는 별똥별. 유성이 맞고요. 이게 땅에 떨어져서 발견이 되면 운석이 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지름이 한 30cm정도 된다고 하는데 말이죠. 이거 상당히 큰 거죠?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 중에서는 가장 큽니다, 맞다라고 한다면. 여태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은 1943년에 지름 한 13cm정도가 큰 거 였거든요. 이건 그거보다 2배 이상이잖아요. 이것이 맞다면, 정말 맞을 가능성이 높은데 맞다면 우리나라 역사상 발견된 것 중에서는 가장 큰 운석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귀한 운석이 떨어진 건데 말이죠.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아마 드라마가 끝나면서 선물로 주고 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운석도 그렇게 비싼 값으로 팔린다면서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그런데 운석이 우리가 보통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 보다는 비싸지 않아요. 소치 올림픽에서는 굉장히 비싸게 나왔었죠. 그 당시 작년 2월 달에 러시아에 떨어졌을 때 주민들이 감추고 내놓지 않았어요. 러시아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그램당 우리나라 돈으로 200만 원 이상의 돈을 주고 사들였거든요. 그런데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시세를 보면 그램당 1불 내외에요. 그런데 이것이 희소성이 있거나 또는 이것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이러면 가치가 올라가거든요. 많게는 정말 그램당 몇 십만 원도 거래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운석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큰 것이고 그 다음에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전혀 훼손 된 것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면 정말 로또 정도 수준의 가격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좋으시겠다.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많은 분들이, 이것이 떨어지고 나서 이것이 누구 소유냐, 많이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운석이 누구 소유다, 라는 법은 없죠. 이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문화재를 발견하게 된다면 문화재는 나라의 것이기 때문에 나라에 귀속되고 포상금 정도 받는 정도겠지만 우주에서 떨어진 것을 나라의 것이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이건 상식적으로 관례상 개인이 갖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진주 비닐하우스 농장 주인의 소유로 보는 것이 맞을 거다, 라는 말씀이시네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물론 팔게 되신다면 세금은 내셔야 하겠지만 말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대단한 하늘의 로또를 받으신 거예요. 아 그런데 걱정되는 게 30cm정도 되는 게 떨어지면서 만약 사람이나 차량 같은 곳에 정통으로 맞았다면 충격이 상당하지 않았을까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땅에 떨어질 때 충격이 크지 않기 때문에요. 1992년도에 미국에 자동차에 떨어진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지금 진주에 떨어진 것과 비슷한 크기거든요. 30cm정도의 운석이 떨어져서 자동차의 보닛 쪽에 맞아가지고 차가 파손된 적이 있는데 사람은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훨씬 컸다면 큰 피해가 났겠지만, 그래서 이 정도 크기라면 큰 피해는 없는데.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속도가 상당히 빠를 거 아니에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이게 떨어지는 초기 속도는 초속 몇 십 킬로미터 정도 됩니다. 시속으로 따지면 거의 1만 킬로미터 가까운 정도 속도가 나는데 이것이 땅에 떨어지면서 공기하고 마찰 때문에 많이 줄어들거든요, 속도가. 그래서 실제로 땅에 떨어질 때의 충격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아주 크지는 않고요. 물론 러시아에 떨어졌던 것처럼 아주 큰 것이 떨어진다면, 러시아 같은 경우는 1천명 이상이 다치고 많은 건물들에 피해를 주고 했겠죠. 그래서 이것이 그나마 다행히도 작은 거였고 만약 좀 더 큰 것들, 영화에서 나오는 큰 것들이 떨어진다면 굉장히 큰 피해가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예컨대 원자폭탄 정도 해당되는 파괴력이 있으려면 어느 정도 사이즈의 운석이어야 하는 거예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지난번에 러시아에 떨어졌던 것 자체는 TNT 500t 정도.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것의 몇 십 배 이상의 위력이었다, 이렇게 이야기 하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우주에서 수 백미터 정도 되는 운석이 떨어진다. 이러면 정말 엄청난 일이 벌어지겠죠.

▷ 한수진/사회자:
관측 체계 같은 것은 잘 갖추어져 있는 거죠?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큰 것들 같은 것은 어느 정도 관측이 됩니다. 지름 한 1km정도가 지구 근처를 지나간다던가, 그런 것들은 대부분 관측이 되고 있는데 수백 미터 이내에 들어가는 것들은 정확히 관측이 어렵거든요. 러시아 같은 경우도 떨어지고 나서 알았고, 그래서 조금 더 관측 기술이 좋아지고 장비가 좋아지면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이 좋아지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이런 지구를 위협하는 우주 환경에 대해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고 천문 연구원이라든가 항공 우주 연구원 이런 곳에서 준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하늘에서 떨어지는 소행성, 또 운석들 감시하고 대비하는 것. 이것은 인류 공동의 과제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그렇죠. 그래서 6,500만 년 전에 공룡이 멸망했던 원인도 소행성이나 혜성이 떨어졌다는 것으로 생각이 되고 있거든요. 그 당시에는 지름이 한 10km정도 되는 거였거든요. 지름 10km 정도 되는 것이 바다에 떨어지면 쓰나미의 높이가 1~2km정도 올라가요. 해발 1~2천m는 다 잠긴다는 거죠. 우리나라 정도는 다 잠기고, 홍수가 많이 나게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또 한편으로는 지구의 생명의 근원인 물이나 생명의 씨앗 가져다 준 것은 바로 또 이런 소행성이나 혜성들 덕이 컸다, 이런 의견들도 많지 않습니까.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그렇죠. 지구의 물이 혜성 충돌로부터 비롯되었다, 이런 말이 많이 있거든요. 항상 위협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을 통해서 새로운 물 같은 것이 들어오고 생명체의 씨앗 같은 것이 들어올 수도 있고 결국은 장단점이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저는 뭐 여전히 별똥별 하면 낭만적인 생각 갖고 있습니다. 떨어질 때 소원 빌면 말이죠. 다 이루어진다고 하잖아요.

▶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실제로 많은 분들이 하늘을 안보고 계셔서 그런데요. 하늘 보고 계시면 평소에도 한 시간에 한 두 개 정도의 별똥별은 계속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것들 보기가 힘들어서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태형 박사(천문우주기획 대표, 충남대 천문학과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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