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구도라면 승산 있다. 끝까지 가겠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제3지대 신당 창당과 함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정하면서 통합 청주시장 선거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저마다 다자구도의 틀이라면 승산이 있다는 셈법을 내세워 완주의 뜻을 밝히면서 수월하게 성사될 것으로 보였던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여당과 야당 단일후보 간 맞대결이 될 것으로 점쳐졌던 통합 청주시장 선거가 여당 단일 후보와 2명의 야권 후보 대결이라는 다자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새누리당 공천 경쟁을 벌이는 보수 성향 후보까지 뛰쳐나온다면 더 많은 후보가 엉키는 복잡한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이 단일 후보를 내고, 한 시장과 이 군수가 함께 출마한다면 야권 지지층 분열에 따라 새누리당 후보가 낙승할 것이라는 게 그동안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 시장과 이 군수로서는 비록 소속 정당인 민주당이 무공천 원칙에 따라 개입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 발표 이후 한 시장이나 이 군수 모두 본선 완주를 목표로 삼은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시장은 지난 3일 "여든 야든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는 다시 정당정치로 돌아가자는 것인 만큼 누구든지 나와서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마 뜻이 있는 후보들이 모두 나와 유권자 심판을 받자는 것으로, 다자구도의 판이 벌어지기를 희망하는 속내가 담겨 있다.
여당은 물론이고, 지지층이 겹치는 이 군수도 나오라는 '유혹'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한 시장 측은 다자구도가 된다면 '현직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자신이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후보 맞대결 구도에서는 보수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편 가르기' 투표를 하겠지만, 야당 '간판'을 내걸지 않고 나가는 이번 선거에서 이 군수가 나선다면 청원지역 보수.중도 성향 표가 새누리당 후보와 이 군수로 갈리고, 야권 성향 표심은 자신에게로 쏠릴 것이라는 셈법이다.
이 군수 측 접근 방식은 전혀 다르다.
다자구도가 된다면 청원 유권자들의 몰표가 쏟아져 이 군수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청주·청원 통합 이후 불이익 받을 것을 우려하는 청원 주민들이 '보호막'으로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는 논리다.
청주·청원 통합의 일등공신인 자신에게 청주 유권자들이 우호적일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번번이 무산됐던 청주·청원 통합을 이룬 것은 통합에 반대하던 청원 주민들을 찬성하도록 설득했기 때문이고, 그런 점에서 통합의 진정한 1등 공신은 이 군수 자신이라는 것을 청주 유권자들이 표로 평가해줄 것이라는 논리다.
그가 "단일화 논의에 참여하겠지만 완주할 의지가 있다"고 밝힌 데는 이런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한 군수와 이 군수가 본선 후보로 등록, 완주 의지를 보인다면 새누리당 후보들도 자극할 수 있다.
당원들과 일반 유권자들의 정서가 다를 수 있다며 새누리당 경선을 포기하고 탈당해 본선에 나서는 후보가 나타날 수 있다.
야권 후보가 분열된 만큼 보수 진영에서 복수 후보가 나서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장과 이 군수가 어떤 선택지를 잡느냐에 따라 단순해 보였던 통합 청주시장 선거 구도가 의외로 복잡한 퍼즐 맞추기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