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17개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후보군이 조금씩 베일을 벗으면서 관전하는 유권자들의 재미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가 박근혜 정부 2년차의 정국 주도권의 향배를 가늠할 중요한 계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신당을 창당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여야 대결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 2014년 지방선거, 2017년 별들의 전쟁 '예고편'

이번 지방선거 중 특히 광역단체장 선거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7년 대선의 예고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새누리당에선 서울시장에 도전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둘 다 당선할 경우 대선 후보군에 편입됩니다. 정 의원은 (2017년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누누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혀왔고, 김황식 전 총리도 지금은 대권 언급은 하지 않지만 시장 당선시 새누리당 차기 주자 중 한 명으로 올라선 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재선에 성공하면 민주당(신당)의 대표적인 대선 후보군에 올라서게 됩니다.
여기에 인천시장 재선을 노리는 송영길 시장, 충남지사 수성에 나선 안희정 지사도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내 대선 후보군에 자리를 잡을 걸로 보입니다. 제주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때 당내 경선에 나선 적이 있는데, 제주지사를 거치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걸로 보이고, 홍준표 경남지사 또한 재선을 발판으로 당내 대권 후보군 진입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통령이 되는 길이 정당 활동을 통해 정당 내에서 세력을 키워 도전하는 경로와, 광역단체장을 거쳐 행정 경험을 쌓은 뒤 도전하는 경로 두 가지로 압축돼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사 정권 이후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정당 내에서 입지를 키워온 경우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경력을 발판으로 대권 주자로 발돋움 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 같은 경로의 대선 주자군이 더 활발히 나타날 거라는 예상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오르고, 중국의 경우도 국가 수반에 오르기 전 지방 정부 수장을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도 이 같은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는 겁니다.
◇ 현역의원 출마 러시…비판 목소리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현역 의원들의 출마가 눈에 띄게 많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에서만 정몽준, 박민식, 서병수, 조원진, 이학재 의원 등 15명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고, 민주당에서도 김진표, 원혜영 의원 등 당 중진을 포함한 9명의 의원들이 출사표를 냈습니다.
이들 의원들은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사직해야해서, 해당 지역구에선 7월30일 재보선이 치러지게 됩니다. 여야 24명 중에 적게는 10명, 많게는 14명까지 후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 7월 재보선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입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선 의원들은, 앞서 설명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도도 있지만,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에선 3선 이상 되면 선수를 쌓는 것보다 도중에 광역단체장이나 장관으로 행정 경험을 쌓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현역 의원의 지방선거 도전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방정부와 의회는 엄연히 다른 헌법 기구인데도, 지방선거를 의원들이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며 "특히 지방정부 수장 직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수단화해선 지방행정 업무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맹점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가 많은 이유로, 지역 내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 등 당내 경선에서의 유리함 등으로 쉽게 싸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점을 들면서도 "중앙 정치인의 경력 관리용으로 전락해서는 지역 내의 자체적인 리더 양성 기회를 앗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현역의원의 출마에 따른 보궐선거 비용이 고스란히 국민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점도 비판받을 대목입니다. 지난 2010년 국회의원 8명을 새로 뽑는 재보선의 경우 선거관리 비용에 87억 원이 들어 의원 1명 당 11억 원 정도가 소요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