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지닝시에 사는 30살 위에씨는 재작년 결혼했습니다. 중국인으로서는 꽤 만혼입니다. 그래서 결혼식이 더 소중했습니다. 한 순간, 한 장면의 기억도 놓치지 않으려고 영상으로 기록해두기로 했습니다.
주위의 추천을 받아 유명한 웨딩 촬영 전문점을 찾았습니다. 우리 돈 180만원에 결혼식은 물론 피로연까지 모두 촬영하기로 계약했습니다. 비싼 편이었지만 아름다운 기록을 남기려고 주저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성공적으로 결혼식을 마치고 시작한 신혼의 단꿈은 하지만 이 결혼 영상으로 인해 산산히 깨졌습니다. 촬영 영상을 요구하자 웨딩 촬영점에서 이렇게 대답해왔습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촬영 영상에 모조리 모자이크 처리가 돼있습니다. 촬영기에 고장이 있었나봅니다."
결혼식 화면은 마치 음란물이나 뉴스 속 사건 영상처럼 온통 모자이크 처리가 돼있었습니다. 결혼식 당시의 축하와 흥분, 웃음, 행복을 되새기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아니 누가 누구인지조차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이 어이없는 사태가 가져온 파문은 간단치 않았습니다. 부부는 평생 한 번뿐인 순간의 영상기록을 망쳐 버린데 대해 서로 책임을 따지면서 말다툼이 잦아졌습니다. 양가 집안은 이런 사실을 알고 유감과 우려의 수준을 넘어 노발대발하며 감정싸움을 벌였습니다. 신부는 "결혼 출발부터 좋지 않은 일이 터져 불길하다"며 갈수록 신경이 날카로워졌습니다. 나중에는 '결혼 우울증'을 앓기까지 했습니다.
웨딩 촬영 사건을 발단으로 신혼 부부의 관계는 이렇게 악순환을 거듭했습니다. 결국 결혼생활을 채 몇개월도 유지하지 못한 채 이혼했습니다.
위에씨는 웨딩 촬영점을 상대로 정신적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사실은 소송에 들어가기 전에 관할 법원의 중재로 2만5천 위안, 우리 돈 약 440만 원을 배상받으라는 결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위에씨는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며 정식 소송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돈의 액수가 만족스럽지 않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웨딩 촬영점이 정식으로 서면을 통해 자신에게 사과할 것과 계약서의 불공정 조항을 공식적으로 바꾸라고 요구했습니다.
모자이크 처리된 결혼식 영상을 만들고서 촬영점은 '기계고장이라 자신들도 어쩔 수 없었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작업비 180만원은 돌려주겠다면서 손해 배상은 계약서 대로 하자고 나왔습니다. 알고보니 계약서 한 구석에 조그마한 글씨로 손해배상에 대한 조항이 있었습니다. 내용인즉슨 '영상물이 전체적으로 모두 훼손되면 2천 위안(약 35만 원), 일부분이 훼손되면 최소 200 위안(약 3만5천원)을 배상한다'였습니다. 계약서에 이미 배상 관련 조항이 규정돼있는 만큼 이를 따르면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씨는 해당 조항을 사전에 고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한쪽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이른바 '패왕조항'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지닝시 웨딩 촬영점 협회도 나섰습니다. 해당 조항이 표준약관에 맞지 않다고 경고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유발된 손해의 경중을 따져 개별적으로 결정될 사항이지 일괄적으로 상한 액수를 정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촬영점에서는 법원의 중재를 따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위에씨는 사과와 문제의 계약 조항을 공식적으로 파기하라는 요구까지 덧붙였습니다. 위에씨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또 나와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생각해봅시다. 웨딩 촬영을 망쳤다고 이혼에까지 이른 상황은 조금 일반적이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이들의 이혼이 모두 웨딩 촬영점의 책임이라고 보기에는 억울한 점이 잇을 듯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딩 촬영점은 꼭 그런 식으로 대처했어야 할까요? 어떻든 자신들의 실수로 심각한 심적, 정신적 타격을 받은 고객을 위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반드시 돈으로 해결하지 않더라도 방법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실수로 결혼식 영상 기록을 남기지 못하게 된데 대해 최대한 책임을 지겠다. 그래서 앞으로 해당 부부의 각종 행사, 예를 들어 돌잔치나 첫번째 결혼 기념일, 또는 승진 축하 등을 몇번까지는 무료로 촬영해드리겠다"거나 "우리가 비용을 내서 경치 좋은 곳, 또는 특별한 장소에서 두 사람만의 아름다운 결혼식 장면을 연출하고 촬영해주겠다"고 제안했다면 어떠했을까요?
오히려 색다른 영상 기록을 남겨서, 또는 지나간 결혼식보다 앞으로 두 사람이 만들어갈 역사에 관심을 쏟게 돼 이 부부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위에씨의 소송 제기에 대해 웨딩 촬영점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법원이 사과하라고 판결하면 서면 사과를 하겠다. 문제가 된 계약 조항이 '패왕조항'이라고 법원에서 판단하면 고치겠다." 행복한 시간, 기억을 포착해 영원한 기록으로 남겨주는 일을 하는 업체의 태도로서는 너무나 비인간적이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