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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한 사병이 군내 가혹행위를 못 견디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군 수사기관은 가혹행위 부분은 다 빼버리고 우울증으로 목숨을 끊었다며 축소해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국가 권익위원회가 다시 조사를 해 봤더니 기가 막힌 일이 더 있었습니다. 그 자살 사병을 위해 모아진 조의금 중 상당액을 그 부대의 여단장이라는 인사가 군 수사기관 회식비로 빼돌렸다는 겁니다. 저 먼 옛날 당나라군대 이야기가 아닙니다. 2년 전 바로 우리 군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요즘 우리 군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목숨을 끊은 그 사병과 함께 군 생활을 했고 이 문제를 세상에 알린 김준수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은 제대를 하신 모양인데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지금은 제대 했습니다. 대학교 복학해서 대학생으로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년 전 일이었는데요. 군 가혹행위로 목숨을 끊은 사병은 당시 계급이 어땠습니까.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일병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병이었고요. 그러면 저희가 그 분을 김 일병이라고 부르도록 하고요. 그러면 김준수 씨는 김 일병하고는 같은 생활관 소속이었어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같은 소대 소속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준수 씨가 선임이었나요, 아니면 후임이었어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제가 3개월 선임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바로 윗선임이실 텐데 김 일병에 대해서도 잘 아셨겠고, 또 김 일병이 처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소상히 잘 알 수 있었겠네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자세히 알고 있었죠.
▷ 한수진/사회자:
누가 그렇게 김 일병에 대해서 가혹행위를 했던 건가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같은 소대 선임이었는데 김 일병이 하는 행동이 답답하다면서 많이 괴롭혔었거든요. 자신이 근무를 나갔다가 돌아올 때, 새벽에, 잠을 자지 말라면서 새벽에 잠을 안 재웠던 적도 있었어요. 수도 없이 있었다고 하거든요. 그리고 폭언이나 욕설도 많이 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구타 같은 것은 없었어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구타는 있었다고는 들었는데 제가 목격한 바는 없고, 들리는 소문으로만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그 선임병만 김 일병을 괴롭혔던 건가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유독 그 선임병만 김 일병을 괴롭혔고요.
▷ 한수진/사회자:
김 일병이 그런 가혹행위를 당했던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아무래도 신체적으로 자신이랑 달랐거든요. 김 일병 같은 경우는 덩치가 크고, 키가 170cm정도로 작았어요. 그런데 선임병 같은 경우는 키가 2m 가까이 되는, 키가 큰 친구였거든요, 힘도 세고요. 김 일병보고 답답하다면서, 일을 왜 이렇게 못하냐면서 유독 많이 괴롭혔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근데 그 김 일병을 괴롭혔던 선임병이 끝내 군대 내 영창에 들어갔다면서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영창 처리를 받아서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뒤로는 김 일병 뿐 아니라 다른 후임병들을 후임 취급을 안 했었어요. 특히 김 일병이 인사를 하면, 경례를 하면 아예 무시하고 없는 취급을 많이 했어요. 나한테 경례도 하지 말고 옆에 와서 밥도 먹지 말고 저리로 가 있어라,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김 일병을 보면 기분 나쁜 생각이 드는 것처럼 했군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김 일병으로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관심 사병이 되었던 모양인데 자기 자신이 관심 사병이라는 것을 좋아할 사병은 없겠죠?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아무래도 명칭 자체가 그러다보니까, 최근에는 사랑 나눔이 병사라고 명칭을 바꾸었는데도 명칭만 바꾸고 사실상 관심병사라는 이미지가 비슷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도 어쨌든 열심히 하려고 김 일병이 그렇게 애를 많이 썼다고 하던데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맞아요. 초병 나가면서 외워야 할 몇 가지 수칙이 있어요. 김 일병이 그게 개수가 많은데도 그걸 제일 먼저 외울 정도로 열심히 노력을 했었고, 군가 같은 경우도 20개가 넘는데 그걸 다 외울 정도로 열심히 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김 일병이 군 생활을 잘 하려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그런 모양이네요. 그런데 끝내는 나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잘못된 결정을 했어요. 그래서 이제 군에서는 조사를 들어갔을 텐데 말이죠. 중대장이 김준수 씨를 따로 불렀다고 하던데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랬던 건가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저 같은 경우는 행정병으로 일하고 있었거든요. 부대 상황을 그래도 소상히 알고 있는 편이어서 중대장이 불러서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 이런 기록이 남으면 신상에 좋지 않다. 진급을 하는 데는 더 무리가 있을 것이고 나 역시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이야기는 하지 말고 적당히 대답만 하고, 그리고 특히 내가 약물관리를 철저히 했다고 이야기해라. 매일매일 상담을 했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라고 강요를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그렇게 하셨어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그래서 헌병 수사 때 대답만 간단하게 하는 식으로, 길게 이야기도 안 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군 수사관 앞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강압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쉽잖아요. 상황 설명을 제대로 하기도 어려우셨겠어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당시 저도 갓 일병이 된 상황이었고 두려운 것도 있었고요. 헌병대 수사를 받다 보면 그런 게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최종 수사 결과, 어떻게 발표가 되었나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단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발표가 되었더라고요. 가혹행위하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병사라는 시선이 힘들어서, 그 부분에서 힘들어서 자살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냥 가혹행위 부분은 다 빼버리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발표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들으시고 김준수 씨도 마음이 편치 못하셨겠어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제가 아는 부분하고 많이 달랐었죠.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제대 후에 이 일을 세상에 알리게 되신 건가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다가 김 일병 아버지와 연락이 닿게 되었다고 하던데 어떤 연유로 닿게 되었나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제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답답한 심정을 조금이라도 풀어보고자 글을 올렸었거든요. 실명이나 부대명 같은 것은 사용을 안 하고 글을 올리게 되었는데 김 일병 아버지가, 자신이 김 일병의 아버지라면서 연락을 달라고 댓글을 남기신 거예요. 부대명이나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댓글을 남기신 것을 보고, 이 일은 세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그런 실명도 나오지 않고 부대명도 나오지 않았는데 글만 보고도 아버님께서는, 이게 내 아들이야기구나 하는 것을 아셨다는 거죠. 그래서 자세한 내용을 알려달라고 연락을 취하신 거고요.
지금 국가 위원회에 아버지 되시는 분이 재수사 요청한 것 같은데요. 더 기가 막힌 사실도 밝혀졌어요. 김 일병 기리면서 사병들이 조의금을 모았던 모양인데 그걸 어떻게 했다고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회식비로 사용하고 군 수사기관에 회식비로 또 얼마를 주었다고 하더라고요. 뭐라고 이걸, 너무나 황당해가지고.
▷ 한수진/사회자:
그 조의금을 회식비로 빼돌려 썼다, 이 말씀이시죠. 그 여단장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지시를 했던 모양이죠?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사람 계급은 뭐였어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그 당시에 대령이었고요. 저희 직속 부대장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싶은데 말이죠. 근데 지금 헌병대하고 기무사한테도 돈을 주면서 회식을 하라고 했던 모양인데 왜 헌병대와 기무사에 돈을 주었을까요?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평소에도 여단장이 헌병대, 기무사 사람들하고 많이 친하게 지냈던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뭔가 사건을 은폐하려고, 자신이 진급하는데 조금이라도 오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전적으로 군이라는 특수성에서는 폐쇄적이니까 그런 부분을 이용해서 자신의 진급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게 사건을 은폐하려는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정말 기가 막힙니다. 사병들이 조의금을 이렇게 모았는데 말이죠. 그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늦은 감은 있지만 국방부에서도 소상하게 다시 수사를 하겠다고 하고요. 국가 권익위원회에서는 고인에 대해서 순직처리를 권고 했는데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 제보자 김준수 씨 / 자살 사병 동료:
고인에 대한 순직처리는 당연한 거거든요. 우리 대한민국이 모병제가 아니라 징병제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이고 징병제를 사용했으면 당연히 책임을 져 주어야 하는 거거든요. 군에서 어떠한 형태로 죽었던 어쨌든 군에서 죽은 거니까 순직처리는 당연한 거고 관련자가 엄중 처벌을 받는 것 역시 당연한 거거든요.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고 더군다나 그것이 조의금이라는 사실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거든요. 이 부분이, 순직처리를 하고 엄중 처벌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이 일을 계기로, 군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 했을 거예요. 그 동안 가려져있고 숨겨져 있던 일들이 조금이라도 드러나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하죠. 그렇습니다. 정말 이번 건만 해도 한 점 가리는 것 없이 명명백백하게 재수사해서 잘 좀 밝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지 또 고인이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자살 사병 동료 제보자 김준수 씨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