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말 소비 지출, 수출, 기업 재고 등이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장률이 대폭 하향조정됐다.
'쇼크'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회복기의 미국 경제가 일시적인 침체에 빠지는 이른바 '소프트패치' 국면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 평균(2.5%)을 약간 밑도는 수치다.
상무부는 애초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에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3.2%라고 발표했으나 이날 내놓은 수정치에서는 이를 0.8%포인트나 하향 수정했다. 미국 정부는 GDP 성장률을 잠정치→수정치→확정치로 세 차례 발표한다.
지난해 3분기의 '깜짝 성장'(4.1%) 기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4분기 수치가 대폭 하향조정되면서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1.9%로 전년(2.8%)과 비교해 0.9%포인트 내려갔다.
부문별로 미국 경제 활동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전분기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정치(3.3% 증가)나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2.9%)보다 낮은 것이기는 하지만,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에 따라 가계의 소비 지출은 전체 GDP 증가율 가운데 1.73%포인트를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또한 잠정치(2.26%포인트)와 비교해 뚝 떨어졌다.
상품·서비스 수출의 GDP 기여도는 잠정치 발표 때의 1.33%포인트에서 0.99%포인트로 내려갔다. 3분기 성장률을 이끌었던 기업재고의 4분기 GDP 성장률 기여도도 0.42%포인트(잠정치)에서 0.14%포인트(수정치)로 떨어졌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연방정부가 16일간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된 탓에 정부 부문의 지출도 전분기보다 5.6% 감소하는 등 지지부진했다. 이로 인해 정부 지출은 4분기 성장률을 1%포인트나 끌어내렸다.
다만, 기업 투자는 예상보다 호전돼 신규 장비 구매가 전분기 대비 6.9%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가 10.6%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고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 구매도 6년 만에 최대 폭인 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상당수 전문가는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초에도 한파, 폭설 등이 몰아치면서 성장률은 썩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고용, 제조업, 건설, 소매 판매 등의 지표가 대부분 좋지 않다는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로 인해 기업의 조업 중단이 늘고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드는 등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프로즌(frozen·얼어붙다)과 이코노믹스(economics·경제학)를 합성한 '프로즈노믹스'(frozenomics)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전날 의회 청문회에서 최근의 경기 부진은 일정 부분 날씨 탓에 기인한다는 점을 들면서 구체적인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경제가 경기 회복기에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등으로 인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의미하는 소프트패치 국면에 진입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 예측 조사를 통해 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 2.1%를 기록하고 나서 2분기 2.8%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거스 포처 PNC파이낸셜서비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모든 여건이 나아 보인다. 연초 혹한과 폭설 등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1분기 성장도 여전히 약세를 보이겠지만 향후 몇 달간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