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8일 여권에 단호해진 모습을 보여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이 날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이 끝나는 날인 동시에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선공약이었던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날이다.
박 대통령은 여전히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치개혁의 대표 공약으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국민을 속였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거짓말 정치'를 민주당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마땅히 해내야 할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기초연금 공약 축소,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등 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두루 언급하면서 "국민을 속이고 표를 빼앗아갔다", "거짓깃발을 흔들며 국민을 속이고 청와대를 점령했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여권을 매섭게 몰아쳤다.
박 대통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했던 '참 나쁜 대통령'이란 말을 패러디해 "거짓약속으로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참 나쁜 정치"라고도 언급하며 각을 세웠다.
그러자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최종결심이 기초단체장·기초의원 후보 무(無)공천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 발언의 저변에는 향후 민주당만이라도 약속을 지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공약파기를 집중 공격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당내 여론은 새누리당이 공천을 유지키로 한 만큼 민주당도 공천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인사에게서는 나타나는 태도 변화 조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성곤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공천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며칠 사이 저도 흔들리는 게 사실"이라며 "대선 때 약속한 박 대통령이 사과 한마디도 없었던 것이 저희를 분하게 만든다"며 당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주말을 거치면서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도 공천을 포기할 경우 현행법상 출마 예상자와 지지자 등 최대 3만명의 탈당이 예상돼 전국선거의 목전에 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원래 오늘까지 시간을 달라고 얘기했고, 어제 안 의원을 만났기 때문에 입장 정리를 하는 중"이라면서 "원칙과 현실을 다 감안해서 진정성을 갖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