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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금 밀려 죄송합니다"…모녀 동반자살

김학휘 기자

입력 : 2014.02.27 15:33|수정 : 2014.02.27 16:18


생활고를 비관한 모녀 셋이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한 채 방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현장에서는 현금 70만 원이 든 봉투와 집주인에게 '공과금 밀려서 죄송합니다'라고 쓴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어젯밤 9시 20분쯤 송파구 송파대로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60살 박 모 씨와 그의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집주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모녀의 지하 1층 방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번개탄을 피운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모녀가 살았던 곳은 지하 1층에 방 두 칸과 화장실 하나가 딸린 작은 집으로 지난 8년간 이 집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몇 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모녀의 생계는 어머니 박 씨가 식당일을 하며 책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씨의 두 딸은 고혈압과 당뇨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고, 주변 이웃들은 두 딸이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남편 없이 아픈 두 딸을 먹여 살려야 했던 박 씨는 한 달 전쯤 넘어지면서 몸을 다쳐 식당일을 그만둬야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번개탄을 피운 점 등을 미뤄 모녀가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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