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러시아 의회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할 수도"

김영아 기자

입력 : 2014.02.25 16:51|수정 : 2014.02.25 17:04

親서방 우크라 권력에 압박 공세…식료품 수입 중단도 경고


러시아가 친러 성향의 대통령을 몰아내고 친서방 성향의 야권이 권력을 잡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실각하고 친서방을 표방해온 야권 주도의 의회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흔들리고 있는 데 대한 대응 조칩니다.

우크라이나 인터넷 매체 '우크라이인스카야 프라브다' 등은 러시아 하원 독립국가연합 문제 담당 위원회 레이니트 슬루츠키위원장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의회 대표단은 크림 지방 정부와 지역 의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정국 위기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야권이 지난 21일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주요 야당 지도자들이 서명한 정국 위기 타개 협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러시아 당국이 크림반도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에 대해 자국 여권을 간소화한 절차에 따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단은 이밖에 크림 주민들의 투표나 지역 의회 결정으로 크림을 러시아에 병합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러시아는 이를 신속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원들의 이런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정치 위기의 와중에 친러 성향의 동남부 지역과 친서방 성향의 중서부 지역이 충돌해 국가 분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향후 우크라 정국 추이에 따라 러시아가 크림반도 병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러시아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조지아 내 자치공화국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주민들에게 대규모로 러시아 여권을 발급한 적이 있습니다.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 대한 조지아의 군사작전으로 위험에 처한 두 공화국 내 러시아 국적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권 발동이란 논리였습니다.

러시아는 전쟁이 끝난 후 두 공화국이 독립을 선포하자 서둘러 이를 승인했습니다.

러시아 의회 대표단의 발언은 유사한 상황이 크림반도에서도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크림반도는 주민의 50% 이상이 러시아인으로 친러 성향이 강합니다.

새로 들어선 우크라이나 중앙 권력의 친서방 정책에 반대해 크림반도가 분리·독립을 선언하거나 러시아에 합병을 요청하면 러시아가 이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최악의 경우 우크라이나 중앙 권력이 크림의 분리·독립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군사 작전에 나서고 러시아가 이에 맞서 크림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크림반도는 원래 러시아에 속해 있었지만, 지난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친선의 표시로 우크라이나에 넘겨줬습니다.

이 때문에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에선 크림반도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습니다.

러시아는 지금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을 자국 흑해함대 주둔 기지로 조차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외무부는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주요 야당 지도자들이 서명한 정국 위기 타개 협정을 파기하고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한 우크라이나 의회의 합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하원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권력은 합법성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의회 권력의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