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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상 최대 규모의 카드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3개 카드사들은 지금 영업 정지 상태에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앞으로 개인정보를 함부로 뿌리지 않겠다고 일종의 반성문도 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말따로 행동 따로입니다.
기동취재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3개 카드사의 신규영업이 정지된 지 사흘째,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시중 은행 카드를 발급받아 봤습니다.
가입신청서에 체크하라고 표시된 곳에는 개인정보를 다른 회사의 마케팅 영업 목적에 활용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버젓이 포함돼 있습니다.
고객이 체크하는 순간 항공, 정유, 유통 분야 회사 수십 곳에 정보가 뿌려지는 건데도 창구 직원은 무조건 체크를 강요합니다.
[은행 창구 직원 : (이 부분도 꼭 체크해야 되는 건가요?) 네. 신용카드 만드시면 그건 체크해 주셔야 돼요. (정보를 무조건 이쪽에 제공해야 카드 발급이 된다고요?) 네. 그렇죠. 모든 카드가 다 그래요. 특히 신용카드는.]
대형 마트에 창구를 두고 있는 카드 모집인도 제대로 된 설명을 안 해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카드 모집인 : 주민등록번호 쓰시고요. 여기도.]
질문을 받고서야 안내를 해주지만 역시 개인정보 공유를 강요합니다.
[(뭔지 잠깐 볼게요.) 그런데 카드 혜택을 받으시려면 성함·서명 다 해주셔야 해요.]
개인정보가 어디로 넘어가는지는 모집인도 잘 모릅니다.
[(제 정보가 어디에 가는지 안 나와 있으니까…) 고객님 정보가 어디로 가느냐고요? (네. 어디에 공유되는지 안 나와 있는 것 같아요.)….]
고객 정보가 빠져나갔던 3개 카드사마저 유출 사태 이후에도 영업정지를 받기 전까지 이런 식으로 영업을 계속했습니다.
롯데카드 모집인은 개인정보가 롯데 계열사에만 제공된다고 거짓 안내까지 합니다.
[롯데카드 모집인 : (정보 제공이 어디에 되는 거예요?) 저희 롯데 계열이요. (그러면 롯데 말고 다른 데로는 안 가는 거예요?) 그렇죠. 고객님 갈 수가 없죠.]
하지만 가입 계약서 한쪽에 붙어 있는 쪽지를 떼내자, '개인정보 제공받는 회사' 목록이 줄줄이 나옵니다.
깨알 같이 작은 글씨로 롯데와 관계없는 회사 이름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게(개인정보가) 들어가서 어디로 넘어가는지 저는 솔직하게 모르거든요. 체크 하나 안 하면 부적격으로 떨어뜨려 버려요.]
정보유출 사태 이후 각종 대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보 공유를 막는 구체적인 시행안은 확정이 미뤄져 온 탓입니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오는 4월부터 카드 가입신청서를 개정하겠다는 일정을 내놓았지만, 카드사의 정보 공유 강요에 여전히 시달리려야 하는 고객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