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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슬비 "컬링은 '얼음 위의 당구'…잔머리 좋아야 잘해"

입력 : 2014.02.19 10:42|수정 : 2014.02.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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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컬링 경기, 재미있게 보신 분들 많으시죠. 우리 컬링 국가 대표팀, 끝내 메달 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참으로 멋진 경기를 보여줘서 낯설던 컬링 종목이 일반 대중에게 아주 친숙하고 인기 있는 종목이 됐습니다. 이 시간에는요, 컬링 국가대표 팀에서 뛰어난 실력과 귀여운 외모로 일약 소치의 스타가 된 이슬비 선수가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이슬비 선수, 안녕하세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안녕하세요. 선수 이슬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반갑습니다. 자 소치에서 컬링 경기 일단 다 끝난 거죠.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이제 경기 일정은 다 마무리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좀 시원섭섭하기도 하고요. 저희가 아직 좀 부족한 면이 많으니까 한국 가서 돌아가서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여기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한국 가서 바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3승 6패. 자, 이번 우리 전적인데 말이죠. 근데 첫 경기에서 일본을 12대 7로 격파하고 개최국 러시아도 잡고 참 잘했어요. 분위기도 좋았는데 소치 이전에 우리 컬링 팀이 올림픽에 출전해서 승리했던 경험 몇 번이나 될까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저희 컬링 팀이 한국 최초로 지금 올림픽 경기에 첫 출전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이뤄낸 성적이 저희 한국 컬링 팀의 처음 성적이라고 말씀 드릴 수가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근데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컬링 경기가 정말 인기 종목이 됐어요. 많은 분들이 지켜봤고요. 특히 실력과 미모로 우리 컬링 팀, 또 이슬비 선수의 미모가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 알고 계세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이제 시합 할 때는 저희가 언론에 접촉을 안 해서 인터넷 매체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못 느꼈는데 시합을 끝나고 나서 이제 인터넷에서 보고 하니까 많은 분들이 저희 컬링 팀원들을 사랑해주시고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실감을 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막 힘이 좀 더 나고 그러셨죠.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많이 관심도 가져주시고 저희 컬링 재밌다,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많이 말씀들 해주시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더 열심히 하겠다, 더 많이 알려드려야겠다는 그런 막중한 책임감 같은 거를 느끼고 하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네, 이슬비 선수에게도 새로 별명이 생겼잖아요. 아세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컬스데이’라고 해주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그리고 컬링 아이돌이라고 해서 컬링돌, 이런 별명도 생겼는데 말이죠. 요즘 한국에서는 컬링 바람이 불어서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그런데요. “아빠 어디가면 컬링 할 수 있어?” 이런 말 한다는데 일반인들이 컬링 배우고 즐기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저희 지금 한국에는 컬링 전용 경기장이 서울에 하나 있고요, 경북 의성에 하나가 있거든요. 그래서 평일에는 보통 선수들이 훈련을 많이 하고요. 주말을 이용해서 동호인들이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요. 그래서 문의를 하셔서 체험을 하고 싶으시다면 주말 이용해서 태릉선수촌에서 이용해보실 수 있으세요.

▷ 한수진/사회자:
근데 경기장 수가 너무 적네요, 그렇죠?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좀 경기장이 많이 만들어져야지 저희가 선수들이 많이 이용도 하고 실력도 많이 늘 텐데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 한수진/사회자:
당장 선수들이 쓰기에도 빠듯할 것 같은데 말이죠. 이웃 일본 같은 경우만 해도 경기장 수가 굉장히 많다고 들었어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저희 컬링 경기장은요. 일본도 많고 가까운 중국에도 지금 붐이 일어나서 많이 생기고 있거든요. 이렇게 보면 아시아 지역에선 우리나라 컬링 전용 구장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씀 드릴 수가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그러니까 일본 같은 경우에는 1970년대부터 생활 스포츠로 정착했다, 그래서 경기장이 100개나 된다, 뭐 이런 이야기가 있고 중국이나 종주국 캐나다 같은 경우에는 1,000개나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달랑 2개예요. 그렇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3승을 했으니까 첫 출전에서 얼마나 대단한가요. 한마디로 기적 같다, 뭐 이런 생각도 드네요.
근데요, 이슬비 선수, 컬링 하는 거 보니까요. 어떤 분은 ‘빙판 위의 알까기’다, 이런 말도 하시고. 좀 더 고상하게 말해서 ‘빙판 위의 체스’다, 이런 얘기도 하는데, 좀 쉽고 간단하게 컬링은 이런 경기다, 설명해주신다면 어떻게 말씀해주시겠어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쉽게 말해서는 남자 분들이 조금 더 잘 할 수 있고, 좀 더 재미를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 뭐냐면 당구의 각 보는 각도랑 회전률 주는 그게 컬링과 똑같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쉽게 말하자면 얼음 위의 체스보다는 얼음 위의 당구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얼음 위의 당구다, 예. 그러니까 선수들이 빗자루 하나씩 들고 이 스톤을 쭉 빙판위에 밀어서 말이죠. 그 둥그런 하우스라고 하던데요. 하우스 안에 집어넣는 경기죠?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하우스 맞아요. 맞아요.

▷ 한수진/사회자:
상대편 스톤을 쳐 내는 걸 수도 있고 말이죠. 그래서 우리 편 스톤이 더 많이 하우스에 들어가 있어야 되고 가깝게 가 있어야 되고 이런 거죠.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원 안 중심부에 저희 스톤이 제일 근접하게 있는 것만 점수가 될 수가 있어요. 그리고 상대편 돌을 쳐 내거나 저희 스톤을 보호하거나 이런 작전을 구사해서 최대한 원 중심 안에 넣기 위해서 저희가 머리싸움을 하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지금 머리싸움이라고도 말씀하셨지만 이 수 싸움 정말 잘해야 되겠던데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그렇죠. 저희 팀만이 저희 플랜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 팀 쪽의 생각도 읽어야 되고 상대방보다는 두 세수를 앞서나가야지만 저희가 승리를 할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스킵(주장)인 김지선 언니가 많이 머리도 복잡하고 머리도 많이 써야 되고, 영리하고 좀 어떻게 보면 잔머리가 좀 잘 돌아가야지만 잘할 수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잔머리가 잘 돌아야... (웃음) 경기할 때 보니까 한 경기 끝나고 나면 목이 다 쉴 것 같던데 말이죠. 소리를 굉장히 많이 외쳐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맞아요.

▷ 한수진/사회자:
뭐, <헐> 그러기도 하고 <워!> 이렇게도 하던데 이 다 무슨 뜻이 있다면서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헐이요. 헐이라고, 빙판의 브러시라고 하거든요. 빗자루 같은 걸 그걸 막 닦으라는 소린데요. 허리(hurry)가 허리, 허리 하면 너무 기니까 크게 소리 지르다 보니까 ‘헐’이라고 하는 거구요. 업이라고 하는 거는 그만하라고, 떼라고 하는 제스쳐거든요. 그러니까 업, 헐 이라고 하고요.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각 시트마다 보통 네 시트나 다섯 시트가 돼요. 모든 선수들이 다 소리를 지르니까 좀 더 크게 저희 팀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특히 지선 언니가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다른 대표 팀 선수들과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 더 크게 서로 서로, 더 크게 지른다, 이 말이죠. 그럼 이거 혹시 뭐 나라마다 다른 거예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각자 개인마다 좀 다르기도 하고요. 저희가 게임을 하다보면 많이 선수들을 많이 만나잖아요. 그러면 각 나라마다 좀 특징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가장 특이했던 나라는 어디예요? 그럼.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이번에 러시아는요. 러시아가 좀 특이한데요. ‘아따따따따’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아따따따따, 이렇게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게 러시아말로 뭐 빨리 닦아야 해, 이런 뜻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근데 러시아 말이 좀 특이해요. 아따따따따 이렇게 하는데 귀에 쏙쏙 잘 들어오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그렇군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좀 신기해요. (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선수들마다 좀 다른 목소리가 있다고 했는데, 이슬비 선수의 소리는 어떨까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저는 스위퍼 입장이라서요. 소리 지르는 건 저희 주장, 스킵인 김지선 선수가 하고요. 저는 보통 소리 지르는 건 거의 없어요. 별로.

▷ 한수진/사회자:
그럼 한 번도 못 질러 보셨군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웃음)

▷ 한수진/사회자:
만약 해보신다면 어떻게, 한번 좀 해보시죠. 이 김에.(웃음)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허리(hurry), 허리(hurry)... 이렇게 할 것 같은데요. (웃음)

▷ 한수진/사회자:
(웃음) 경기 땐 아마 더 크게 소리 지르실 것 같아요. 예, 하게 되신다면.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그 때는 해야죠.(웃음)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근데 이슬비 선수는 고등학교 때 처음 컬링 선수가 됐는데, 그 후에 유치원 (보조)교사도 하셨다고 하고.. 이게 좀 어떻게 된 건가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아, 고등학교 때, 고3때 대학교 진학을 결정하고 있었는데 저희 팀원들이 각자 다른 길로 가다 보니까 저희가 팀이 어쩔 수 없이 해체가 됐어요. 그러다가 저희 외숙모께서 어린이집을 하시거든요. 그곳에서 조카들도 봐주고 이렇게 하면서 등록금을 제 손으로 벌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지금 현 감독님이신 정영섭 감독님께서 다시 컬링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가지고 제가 정말 컬링을 하고 싶었는데 못하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제가 바로 알겠다고 해서 다시 경기장에 올라와서 컬링 시작하게 되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종목도 생소하다 보니까 팀에 대한 지원도 당연히 많지 않을 것 같고요. 선수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은 못됐던 것 같아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근데 작년부터 저희 지원을 해주시거든요. 그래서 작년부터는 훈련도 많이 할 수 있고요. 모든 여건들이 많이 좋아져서 작년부터는 열심히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그러면 이전에는 무슨 빗자루나 패드나 이런 것도 남이 쓴 거 재활용하고 이런 시절은 다 끝난 거예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끝났긴 했지만 그래도 그 전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좀 낭비하는 것 보다는 다섯 번 쓸 거 한 번 더 쓰고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제가 열심히 근성 있게 하려고 예전과 같이 행동하려고 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없어서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절약 차원에서 그렇게 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예, 예전 마음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뭐,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어서 근처 모텔에서 지내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들이 전해지면서 우생순 신화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왔었습니다. 근데 이제는 국민들의 관심도 아주 커졌고요. 또 이번에 성적도 좋았고 앞으로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도 커질 것 같은데요. 자, 평창 때도 이 팀 그대로 출전 하는 겁니까 아니면 다른 변수가 있어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저희는 지금 이 팀 그대로 출전하고 싶어요. 저희 희망인데요. 지금 자라는 후배들도 많으니까 저희가 더 노력해서 평창에도 저희가 나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 되는 부분이 많이 있거든요. 더 노력해서 저희 팀이 나갈 수 있도록 해야죠.

▷ 한수진/사회자:
예, 평창 때는 또 메달을 목에 건 모습도 꼭 보고 싶습니다.
이슬비 선수, 어디 보니까요, 과수원집 딸이다, 그런 내용 있더라고요.
부모님께서 과수원 하시나 봐요?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과수원은 예전에 하셨고요. 지금은 안하시고 계세요.
제가 과일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저희 집안이 과일 되게 좋아해서 제가 과일을 사과 제일 좋아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그래서 이렇게 예쁘신 거군요. (웃음)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아이, 아닙니다. 아니에요.(웃음)

▷ 한수진/사회자:
(웃음) 자, 정말 아름다운 도전을 보여주셔서 고마웠고요. 멋졌습니다. 저희가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 이슬비 컬링 국가대표 선수: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국가대표 여자 컬링 팀 이슬비 선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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