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의 폭설이 힘을 잃어가면서 모처럼 새롭게 쌓이는 눈이 거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원 영동과 경북 북동부에 다시 내려졌던 대설특보도 모두 해제된 상태인데요. 이제는 정말 아니 제발 눈이 그만 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한 것은 저 뿐만은 아닐 테죠.
사실 강원 영동의 폭설이 이어지기 전까지는 올 겨울 날씨가 괜찮았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이어졌던 매서운 한파도 없는데다 간간이 눈이 이어지는 정도였기 때문이죠. 강수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눈 대신 비가 내려 심한 갈증을 달래주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 겨울 추위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지난해 12월도 그렇고 올 1월도 그렇고 또 2월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추위에 대한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올 겨울 추위의 실체를 기록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올 겨울 추위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일단 12월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내려간 날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연말을 앞두고 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12월 27일 최저기온이 영하 9.3℃, 28일 영하 9.8℃에 머무는 정도였는데요. 그나마 한파가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30일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1.9℃까지 오르더니 31일은 아예 영상으로 올라섰습니다.
1월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새해가 시작된 뒤 일주일 동안 기온이 평년수준을 웃돌았는데요. 그러다가 1월 9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0.4℃를 기록하면서 올 겨울 처음으로 영하 1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다음 날인 10일에도 최저기온이 영하 9.3℃까지 내려갔지만 그 것 뿐이었는데요. 한파의 위세를 이어가지 못하다가 사흘이 지난 13일에서야 서울 기온이 영하 10.5℃까지 내려가면서 올 겨울 두 번째 영하 10℃ 이하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사실상 이 때가 올 겨울 가장 추웠던 시기라고 할 수 있고 이후에는 이렇다 할 추위의 기록이 이어지지 못했는데요. 2월 들어 입춘한파가 기세를 떨쳤지만 2월 4일 최저기온이 영하 10.5℃를 기록한 정도였고 추위가 나흘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바로 풀렸습니다.
서울의 최저기온 기록으로 볼 때, 지난겨울과 달라도 너무 다른데요. 서울의 최저기온 기록은 올 겨울이 영하 10.5℃로 지난 겨울 영하 16.4℃보다 5도 가까이 높았습니다. 영하 10℃ 이하로 떨어진 날 수도 올 겨울은 불과 3일에 불과해 지난겨울의 26일에 비해 1/9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렇게 기록을 살펴보니 올 겨울이 참 포근했구나 하는 느낌이 더 와 닿는데요. 그러면 이렇게 겨울이 물러가는 것일까요?
기상청이 발표한 앞으로 열흘 동안의 중기 예보를 봤더니 당분간 매서운 추위가 밀려올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금요일(21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4℃까지 내려가면서 공기가 꽤 차갑겠지만 한파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고 당분간 아침에만 조금 춥고 한 낮에는 포근한 전형적인 늦겨울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동해안의 눈인데요. 목요일(20일) 오후에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해 금요일(21일) 오전까지 이어진다는 예보가 나와 있어 걱정입니다. 하지만 금요일(21일) 이후에는 이렇다 할 눈 예보가 없는 상태여서 제설작업만 탄력을 받는다면 올 겨울 폭설의 고비는 이번 주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