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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피고인, 법정서 담배 구해 감방서 나눠 피워

입력 : 2014.02.12 12:41

추가 기소돼 벌금형…'허술한 법정 보안' 지적


구속된 피고인이 재판을 받던 중 불구속 상태의 공동 피고인으로부터 담배를 전달받아 구치소 안에서 몰래 피우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법정 경위와 교도관이 피고인석을 이중삼중으로 에워싸는 겉모습과 달리 형사법정의 보안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모(26)씨는 2012년 2월 서울 신사동 한 도로에서 운전면허 없이 승용차를 몰다가 경미한 접촉 사고를 내고서 달아났다.

무면허 운전 사실이 적발될까 걱정한 박씨는 친구 최 모(27)씨에게 자신의 잘못을 뒤집어쓸 '바지'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최 씨는 임 모(27)씨를 소개했고 임씨는 경찰서에 가서 허위 진술을 하고 박 씨로부터 수고비 1천만 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이들의 거짓말은 사고를 조사한 경찰에 곧 들통났다.

박 씨에게는 도로교통법 위반·범인도피 교사 혐의가 적용됐고 나머지 두 사람은 범인도피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박 씨는 징역 2년, 최 씨는 징역 6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임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담배 사건은 지난해 1월 초 이들에 대한 항소심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법정에서 시작됐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판결 선고 당일 법정에 나온 최 씨는 불구속 상태였던 임 씨 옆에 나란히 앉았다.

최 씨는 재판장이 다섯쪽 남짓의 판결문을 낭독하는 짧은 시간에 임 씨로부터 미리 구입해온 담배를 건네받았다.

법정 경위 1명과 교도관 2~3명이 피고인들을 지켜보고 있었으나 담배가 오고 간 사실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양형 부당을 주장한 최 씨는 항소 기각 판결을 받고 구치소로 돌아가 반입한 담배를 '감방 동기'들과 나눠 피웠다.

화장실에 숨어 은박지와 휴지를 겹친 뒤 건전지 양극에 이어붙여 담뱃불을 만드는 '지혜'를 발휘했다.

최 씨 등은 금쪽같은 담뱃가루를 아끼고 아껴 성경책 종이에 말아 조금씩 피우다가 끝내 구치소 측에 적발됐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술과 담배, 현금과 수표를 교정시설에 반입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최 씨와 담배를 피운 혐의로 약식기소됐다가 정식 재판을 청구한 장모(46)씨에게 최근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항소 없이 확정됐다.

최 씨를 비롯해 총 7명이 약식기소됐고 이 중 3명이 정식 재판을 통해 모두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담배가 아니라 마약류나 위험한 물건이 같은 방식으로 구치소에 반입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싶다"며 "법정 보안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