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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갈 길 먼 미세먼지 예보 ⑤

안영인 기자

입력 : 2014.02.15 09:16

11시 예보, 최선인가? 꼼수인가?...예보 생산횟수 늘려야


5. 11시 예보, 최선인가? 꼼수인가?...예보 생산횟수 늘려야

현재 환경부는 하루 한차례 오후 5시에 다음 날 미세먼지 농도 예측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예측도 하루 중 시간에 따라 오르내리는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평균 값을 예상해 예측 자료를 생산한다. 하루에 어떻게 널뛰기를 하느냐는 관계없고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이 정도 될 것이다 하는 자료를 생산하다. 오전에 고농도가 나타나 전 국민이 고생하고 오후에 낮아지면 얼마든지 조심하라는 ‘약간 나쁨’이나 ‘나쁨’이 아니라 그저 ‘보통’으로 예보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현재처럼 24시간 단위의 예보 생산 주기로는 정확도도 정확도지만 수시로 변하는 미세먼지 상황을 전혀 반영할 수가 없다. 급변하는 기상정보를 전혀 반영할 수 없다. 예보가 실제와 달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예보가 나올 때까지 최대 24시간이나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2월 14일부터는 예보를 한 번 더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환경부는 오전 11시에 한차례 더 예보한다고 한다. 11시에 예보하면 없는 것보다 훨씬 좋고 수시로 변하는 미세먼지 상황도 조금이나마 반영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11시에 추가로 예보를 발표하면 낮 동안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11시에 추가 예보 자료를 발표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예보 인력의 근무 여건 등을 고려해 궁여지책으로 응급처치한 것이지만 11시 예보는 말 그대로 단순 응급처치일 뿐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기상청은 05시, 11시, 17시, 23시 하루 4차례 예보자료를 생산하고 환경부는 하루 1차례 미세먼지 예보자료를 17시에 발표한다. 기상 예보나 미세먼지 예보 모두 17시에 예보 자료를 발표한다. 다음 날 예보를 알려주기 위해 저녁 무렵에 발표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19시나 18시, 16시도 아니고 굳이 17시인 이유가 무엇일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기상 관측은 전 세계적으로 시간을 맞춰서 동시에 실시한다. 지역적으로는 매시간이나 매분 단위로 관측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세계 표준시로 0시와 12시에 전 세계에서 동시에 관측을 해서 자료를 모으고 서로 자료를 교환해 예보에 이용한다. 표준시 0시는 한국 시간으로 9시 12시는 21시(밤 9시)다. 한국 시간으로 9시와 21시에 전 세계가 동시에 관측을 해서 자료를 모으고 자료를 서로 교환해 분석하고 예보에 이용하는 것이다.

9시에 관측하면 세계적으로 자료를 모으고 교환하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 결국 11시쯤 각국에서는 세계 자료를 받아 각자 자국의 예측 모형으로 시뮬레이션하고 분석도 시작한다. 각국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는데 또 2~3시간이 걸린다. 13~14시쯤 되어야 각종 시뮬레이션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이후 2시간 정도 시뮬레이션 결과와 분석 결과를 모두 모아 놓고 다시 분석해 다음날 예보 자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오전 9시에 전 세계가 동시에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낸 다음 날 예보 결과는 16시~17시 사이에 나오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17시에 다음날 예보 결과가 일반에 공개되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표준시로 12시(한국시간 21시)에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한 다음 번 예측 결과는 다음 날 05시에 생산 발표된다. 결국 전 세계가 하루 2번 동시 관측으로 생산하는 기본 예보는 한국 시간으로 05시와 17시에 발표될 수밖에 없다. 기본 예보 사이의 11시와 23시 예보는 전 세계적인 동시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한 예보가 아닌 만큼 큰 틀인 기본 예보를 바꿔야 하는 일이 생겼을 경우에 05시나 17시에 발표한 예보를 조금씩 수정하는 정도에 머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면 환경부는 왜 추가 예보를 기본 예보인 05시가 아니라 11시로 정했을까? 05시 예보 자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날 밤 9시부터 새벽까지 근무하며 예측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하루 한차례 예보도 벅찬 현재 12명의 예보 인력으로는 야근은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아깝지만 현재로서는 05시 발표할 수 있는 큰 틀의 기본 예보는 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보 횟수를 늘려 급변하는 미세먼지나 기상정보를 반영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저버릴 수는 없어 궁여지책으로 11시 예보를 추가한다는 응급처치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큰 틀의 05시 기본 예보와 달리 11시에 발표하는 예보에는 또 다른 한계가 있다. 하루 중 기상 정보나 미세먼지 정보가 가장 필요한 시간은 저녁보다도 오히려 아침 시간인데 아침 시간에는 별다른 새로운 정보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장 새로운 정보가 필요한 아침 시간에 전날 발표한 예보를 그대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상황이 아무리 변해도 전날 정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에게 생산한 예보 자료를 전달하는 것도 문제다. 새벽에 생산한 예보 자료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아침 시간에 TV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11시에 발표되는 예보 자료는 비록 아침과 같은 방법으로 전달한다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11시는 각자 매우 바쁜 시간이다. TV 시청률도 아침보다 크게 떨어진다.

결국 05시가 아닌 11시에 추가로 예측 자료를 발표하는 것은 궁여지책으로 나온 단순 응급처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는 응급처치만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이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