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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 속 이시종 충북지사 시·군 순방 '딜레마'

입력 : 2014.02.05 09:44

중부 4군 방문·도민과의 대화 일정 내달로 연기


시·군을 순방하며 '표심' 확보에 나서려 했던 이시종 충북지사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발목을 잡혔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전날 청원군을 시작으로 내달 7일까지 관내 12개 시·군을 돌며 '도민과의 대화'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관내 이장·통장 등 150∼200명을 초청해 도정을 설명하고, 건의 사항을 듣는 '쌍방향 소통'에 나선다는 구상이었다.

6·4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상황에서 이 지사가 자연스럽게 도민과 접촉하며 표심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현직 프리미엄'인 셈이다.

그러나 AI 파동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시·군 순방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고병원성 AI가 지난달 28일 진천군 이월면 삼용리의 한 종오리 농가에서 확진된 이후 같은 군 덕산면 인산리, 음성군 대소면 삼정리 등 중부권으로 삽시간에 퍼지는 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사는 오는 13∼19일로 예정된 증평·괴산·음성·진천군 순방 일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당초 진천, 진천과 인접한 음성 방문 일정만 연기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AI가 음성까지 확산되자 불가피하게 증평·괴산군 방문 일정도 연기됐다.

결국 이 지사는 오는 10일 보은군을 방문한 뒤 열흘을 건너뛰어 오는 21일 단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4년 전 지방선거 때 재선에 나선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를 5.31% 포인트, 3만6천267표 차로 제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비록 이겼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12개 시·군 가운데 청주·청원과 이 지사의 고향인 충주에서 큰 표차로 이겼을 뿐 나머지 9개 시·군에서는 근소한 차이지만 모두 패했다.

이런 점에서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시점의 시·군 방문과 도민과의 대화는 자신이 열세에 처한 지역의 표심을 다지는 효과를 노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I 탓에 이 지사의 일정은 빠듯해졌다.

공직선거법상 도민과의 대화는 '선거일 60일 전'인 4월 4일까지 모두 마무리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선거법에 위반된다.

만약 AI가 남부 3군이나 북부 3개 시·군으로 번진다면 다른 시·군 방문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중부 4군 방문 일정 역시 다음 달로 연기됐다고는 하지만 군수들과의 일정 조율이 제대로 안 된다면 더 늦어질 수 있고, 자칫 선거 이전에 방문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영농철이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된다는 점도 이 지사로서는 부담이다.

중부 4군 방문 일정이 확정되더라도 농사일로 분주해질 마을 이장들을 한 곳에 모으는 게 쉽지 않고, 무리수를 둔다면 오히려 원성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시·군 순방이 표심 잡기와는 관계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뒤 "AI로 고통받는 도내 축산농가, AI 조기 차단 등을 고려해 중부 4군 방문을 연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