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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자동이체 사건을 통해 우리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또 하나 드러났습니다. 제대로 된 본인 확인 없이도 자동이체를 신청할 수 있다는 건, 내 통장에서 나도 모르게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거죠.
한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기 요금을 자동이체로 납부하겠다며 신청해 봤습니다.
신상 명세와 계좌번호만 전화로 불러주니 간단하게 처리됩니다.
[한국전력 상담원 : 계좌번호만 알고 계신다면 지금 바로 신청 가능하십니다. (따로 서류 더 내야 하는 건 없고요?) 그렇습니다.]
본인 확인을 따로 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도 이 정보만 알면 똑같이 신청이 가능합니다.
개인 정보가 유출됐을 경우 그대로 범죄에 이용될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허술하게 이체 신청이 가능한 건 전자금융거래법의 규정 때문입니다.
유선이나 대면으로 고객의 출금 동의를 받을 의무를 해당 업체에만 맡겨 놓았습니다.
고객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은행에서도, 이체 업무를 처리하는 금융결제원도 본인 확인은 신경 쓰지 않다 보니 이번 이체 사건이 일어난 겁니다.
고객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이체 신청을 하는 업체들인데도, 정작 이들 업체의 결제시스템에 대한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사고에 대비해 일정 금액을 맡아두는 보증금 제도만 믿고 있습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 : 고객 피해는 사전에 다 차단되고 보상(됩니다.) 통제, 담보장치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우리가 거기까지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죠.]
하지만 이번 인출 범행 피의자들은 5천만 원의 보증금 대신 26만 원짜리 보증보험으로 처리했습니다.
지난해 금융결제원을 통해 자동이체된 금액은 89조 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고객이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자동이체 서비스를 신청할 때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