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통화 가치 폭락과 외화보유액 감소에 따른 위기에도 브라질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아르헨티나 일간지 '파히나 12'와 회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브라질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티메르만 장관은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중요한 통상 대상이며 정치·외교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는 등 양국은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최근의 통화 위기 때문에 브라질의 도움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티메르만 장관은 지난달 말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 정상회의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만났으나 이 자리에서도 지원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티메르만 장관의 발언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남미 지역에서 전통의 라이벌로 인식해온 브라질에 쉽게 손을 벌리지 않겠다는 자존심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심해지면서 전문가들은 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이 아르헨티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단테 시카 전 아르헨티나 산업장관은 지난달 말 브라질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브라질 중앙은행이 아르헨티나에 30억 달러를 차관 형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했습니다.
30억 달러는 브라질 외화보유액의 1%에 불과하지만, 아르헨티나 외화보유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렇게 하면 아르헨티나로서는 외환시장 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고,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보호주의 장벽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카 전 장관은 아르헨티나의 현재 상황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지난 2001∼2002년 정도는 아니지만, 당분간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압력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마르틴 로우스테아우 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이 신문에 앞으로 수년간 불황에도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1월 말까지 최근 12개월 동안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37.87%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만 18.63% 하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