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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중국 '삼각동맹'…일본 과거사 문제 맹비난

유덕기 기자

입력 : 2014.01.30 11:39|수정 : 2014.01.30 11:39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차 세계대전 발생 100주년을 맞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과거사 문제를 놓고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과 일본 4개국 사이에 일대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9일 열린 토론회에서 남북한과 중국은 격한 어조로 군 위안부와 역사교과서 왜곡 그리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맹비난했습니다.

특히 남북한과 중국은 40여 개국의 1차 발표가 끝난 뒤 추가발언을 신청해 일본을 재차 압박했고 이에 일본도 재반박에 나서는 등 오전 10시부터 9시간 가까이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이날 토론에서 류제이 중국 유엔대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배한 야스쿠니 신사는 A급 전쟁범죄자들이 묻힌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비난하면서 전쟁 범죄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질서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오 준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는 최근 동북아시아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모두 일본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구체적으로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가진 일본 지도층의 최근 언행이 원인이며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 없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위선적 태도'로 국제사회를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리동일 유엔 차석대사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저지른 만행은 역사상 그 어떤 사태보다도 야만적이며 잔혹했고 이 가운데 가장 끔찍한 범죄는 '성노예' 범죄라고 지목했습니다.

또 한국인들은 몇십 년이 지나도 일본이 저지른 일을 잊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일본을 몰아붙였습니다.

남북한과 중국의 비판이 이어지자 우메모토 가즈요시 일본 유엔 차석대사는 이런 문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주최한 회의에서 논의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면서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우메모토 대사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때의 일들에 대해 깊은 회한과 진심이 담긴 사과를 이미 여러 차례 했다면서 일본은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고 강하게 항변했습니다.

거센 압박에도 일본이 전혀 달라진 태도를 보이지 않자 남북한과 중국은 일제히 추가 발언을 신청해 일제히 일본을 거듭 비난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우메모토 차석대사는 토론 참가국 가운데 27번째로 발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돌연 북한에 바로 앞선 42번째로 순서를 바꾸기도 했는데 이는 일본에 대한 비난 강도가 거세지자 원고 수정 등 대응전략을 바꾸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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