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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둘레 몇이니?' 도 넘은 공공기관 취업생 신상털기

입력 : 2014.01.26 08:47|수정 : 2014.01.26 10:53


공공기관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전형과 무관한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인턴사원을 모집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는 입사지원서에 신상명세뿐 아니라 신장과 체중, 시력, 혈액형, 상의사이즈, 허리사이즈, 신발사이즈, 결혼여부, 장애내용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허리사이즈나 결혼 여부까지 지원 단계에서 밝혀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인턴사원 합격 후 피복 지급을 위한 자료로 신상자료를 쓰고 있다며, 필수 입력사항이 아닌데다 장애사항도 평가에 전혀 불이익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가족관계를 지나치게 상세히 묻는 곳도 많습니다.

간호사를 채용 중인 대한적십자사 서울남부혈액원 이력서에는 가족의 성명과 연령, 직업·직장·직위를 넣는 칸도 있습니다.

특히 대한적십자사는 응시자에게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하면서 제출 후 만 3년 또는 입사지원서 삭제를 요청할 때까지 개인정보를 보유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력서를 접수할 수 없어서 사실상 강요에 의한 정보수집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파생연구센터에서도 연구원을 뽑으면서 가족사항을 묻는다.

가족의 관계, 성명, 연령, 직업, 근무처, 직위, 동거여부까지 써넣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특허정보원도 각 부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면서 지원자의 가족사항, 특 가족과의 관계, 성명, 연령, 근무회사명, 직위, 동거여부를 적어넣게 했습니다.

특히 일각에서는 채용 관련 정보를 수년간 보유하는 것과 관련해 직원이 아닌 구직자의 개인정보조차 회사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동종업계 인사업무 담당자들 사이에 구직자들의 정보나 일명 '블랙리스트'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취업준비생 김모(26·여)씨는 "한 회사에서 인턴을 하다가 상사와 다투고 퇴사했는데, 이후로 동종업계에 입사지원서를 내면 1단계에서부터 탈락했다"며 "기업끼리 입사지원서를 공유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필터링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답답하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채용된 사람이 아니라 지원 단계에 있는 구직자들에게까지 필수적이지 않은 정보를 묻는 것도 기업이 회사의 권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채용되지 않은 응시자들의 정보가 폐기되지 않고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자율에 맡기기 어렵다면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무리한 정보 취득에 나서지 않도록 고용노동부가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