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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조선인학살' 유족 확인…日 사죄 촉구 이어져

입력 : 2014.01.22 13:52


91년 전 발생한 관동(關東·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의 희생자 신원과 유족이 한일 양측의 증언과 기록 등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가운데 조선인 대학살에 대한 진상규명은 물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1일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923년 9월 2일 도쿄 고토(江東)구 가메이도(龜戶) 경찰서에서 일본군에 의해 이틀간 자행된 조선인 학살 때 제주출신 조묘송(趙卯松·1891∼1923)씨 일가 5명이 살해됐고 이들의 신원과 유족이 처음 확인했다.

이런 보도가 나간 뒤 각계각층에서 진상규명과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2007년부터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해 온 '1923시민연대' 상임대표 김종수(52) 목사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일 양측의 증언과 기록을 통해 희생자 신원과 유족이 확인된 만큼 일본도 즉각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배상을 이야기하기보다 일본과의 소송을 통해 관련 사실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 시일 내 일본언론 등과 함께 유족을 만나려고 제주를 찾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도내 역사학자 박찬식(53) 박사는 "관동대지진과 관련해 일본은 자국민의 희생만 언급했지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희생자 및 유족 확인은 일본의 공식적 입장을 얻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종 포털 등에서는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포털 '다음'에는 21일 오후 4시께 관련기사가 나간 이후 2천9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인터넷 포털에 수천개의 댓글이 올라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아이디가 '칠전**'은 "이제 세계는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샅샅이 밝혀내고 재조명해야 한다.

최대한 책임지게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고, "잊고 싶지도 않고 절대 잊어서도 안 되는 일본의 극악무도한 만행. 볼 때마다 혀를 내두른다"(lemo****), "억울한 원혼들이 하루빨리 저승으로 돌아가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일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사과해라"(hant**** )'라는 등의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또 "절대로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피눈물나네요. 뱃속 아기까지…"(포카***), '블랙***'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만행을 저지르다니…", "진심 어린 사과, 독일 반만이라도 해라"(mand****)라고 꾸짖는 글도 많았다.

한편, 가메이도 경찰서 학살사건은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923년 9월 2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끔찍한 학살이었다.

당시 가메이도 경찰서에는 300여명의 조선인들이 격리 수용됐는데 일본 내 사회주의자 척결에 나섰던 일본군 기병 1개 중대가 경찰서를 덮쳐 조선인을 무차별 학살했다.

경찰서 연무장으로 들어가 조선인 세 사람씩 불러내 입구에서 총살한 데 이어 총소리 탓에 인근 사람들이 두려워하게 될 것을 우려한 지휘관이 총 대신 칼로 죽이라고 명령, 군인들이 일제히 칼을 빼들어 나머지 83명을 한꺼번에 죽였다.

당시 경찰서에서 조선어 통역으로 일했던 나환산(羅丸山·조선인 추정)의 증언을 토대로 한 최승만(崔承萬·1897∼1984)씨의 기록에 당시 임신한 여성도 한 사람 있었는데 일본군이 부인의 배를 갈랐고 아기까지 처참하게 찔러 죽였다고 전하고 있다.

만삭 상태에서 학살당한 부인은 이번에 확인된 희생자 중 조묘성의 아내 문무연(文戊連·1885∼1923)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