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죄 등을 개선해 인권옹호자들의 활동을 충분히 보장하라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인권옹호자란 언론이나 노동조합원, 시민단체 활동가, 공익제보자 등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활동을 하는 모든 이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마거릿 세카기야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은 최근 한국 인권옹호자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회원국들에 회람시켰습니다.
세카기야 특별보고관은 보고서에서 "전반적으로 한국 인권옹호자들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면서도 "활동 환경이 아주 좋지만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선 국가보안법상 무엇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명확하게 정의해 인권 옹호 활동이 처벌받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명예훼손은 형사처벌이 아닌 민사적으로만 다루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액도 피해에 비례해서 매기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밖에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에 영향을 주는 법들도 국제기준에 맞게 검토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인권옹호자 실태와 관련해 YTN과 MBC 기자들의 해고 사태를 언급하며 방송사의 불공정 보도 문제로 파업했다는 이유로 불공정하게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았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대량 해고 사태와 관련한 시위에서 희망버스 참가자 등에게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는 등 경찰력을 남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직 근로자를 조합원에 포함했다는 이유로 합법적 지위를 얻지 못한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 사례에서 보듯 노조 설립 신고제도가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관련해서는 위원 추천과 임명에 일반 대중의 참여를 허용하는 등 국가의 인권 보장 의무를 불편부당하게 조사할 수 있는 강력하고 독립적인 기구가 되도록 촉구했습니다.
이밖에 공익제보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과 성 소수자 차별, 학생 인권조례에 대한 교과부의 태도 등도 문제 삼았습니다.
세카기야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5월 29일부터 6월7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와 인권위, 시민단체, 기업 등을 다니며 인권옹호자의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3월 열리는 제25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뒤 채택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