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국의 감청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NSA 개혁안을 발표하자 미국 국내외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습니다.
유럽연합은 우선 동맹국 정상에 대한 감청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옳은 방향으로 한발 내디딘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개혁안은 미국이 유럽의 우려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과 유럽의 집중적인 대화가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비비안 레딩 EU 집행위 부위원장도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동의한다며 개혁안이 입법 과정을 거치고 실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NSA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도청으로 크게 반발했던 독일은 이번 개혁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 대변인은 독일 정부는 미국 국민이 아닌 이도 정보를 보호받고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된 것을 기본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로 독일은 미국 정보기관과 협력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나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시민단체는 이번 개혁안이 부족하다며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의 앤서니 로메로 사무총장은 대규모의 정보 수집을 끝내지 않고 모든 미국인의 정보를 보관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몹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티븐 호킨스 국제앰네스티 미국지부 사무총장도 NSA 개혁안은 대규모 감시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를 종식하기엔 부족하다며 사생활이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이번 개혁안이 사실상 아무 내용이 없다며 강한 비판을 퍼부었습니다.
어산지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45분간 말하면서도 거의 아무것도 말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인 개혁을 꺼린다고 비판했습니다.
어산지는 또 메르켈 총리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을 감시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들이 대화하는 상대는 감시할 수 있다며 동맹국 정상을 감청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무의미하다고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