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림픽 준비 비용 횡령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500억 달러(약 53조원) 이상의 준비 비용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금액을 올림픽 시설 건설에 참여한 친(親) 크렘린계 기업들이 횡령했다는 비판이 국내외에서 이어지자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이를 반박하며 소송까지 걸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철도공사(RZD) 사장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최근 스위스 출신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지안-프랑코 카스퍼가 제기한 횡령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야쿠닌 사장은 "스위스의 공식 대표가 어떻게 소치 올림픽 건설비의 3분의 1이 횡령됐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가 스스로 횡령에 참여했다는 말인가"라고 따지고 들었다.
그는 "만일 카스퍼 위원이 횡령을 증명하는 어떤 자료를 확보했다면 그것을 제시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중상죄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쿠닌은 이어 "(횡령과 관련) 무엇이 어떻게 이루어졌느니 하는 전설같은 얘기와 헛소리를 지껄이는 자들은 러시아에서 일어나는 모든 긍정적 일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쿠닌은 공사비가 예상보다 올라간 것은 사실이나 이는 초기 산정에서 실수가 있었고 공기도 짧아 보통 때보다 훨씬 빨리 공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쿠닌 사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있다.
그가 이끄는 러시아 철도공사는 소치 내 도로와 철도 건설 등 7개의 올림픽 시설 공사를 맡았다.
국제스키연맹(FIS) 회장직도 맡고 있는 카스퍼 IOC 위원은 앞서 지난 9일 스위스 TV·라디오 방송 SFR과의 인터뷰에서 소치 올림픽 전체 건설비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30억 유로(약 19조원)가 횡령됐으며 이같은 부패는 러시아에서 일상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카스퍼 위원은 그 이틀 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와 한 인터뷰에서도 소치 올림픽 건설비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동시에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몇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내에선 지난해 5월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와 레오니트 마르티뉵이 공동 조사 보고서를 통해 소치 올림픽에 할당된 예산 500억 달러 가운데 250억~300억 달러 가량이 사라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은 횡령 당사자들로 올림픽 시설 건설에 참여한 건설회사 '올림프스트로이',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 러시아철도공사 등을 지목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