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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주머니에 두 손을 내리꽂은 채 그저 길을 떠나도 좋은 것이다.’ 오토바이로 남아메리카를 여행했던 체 게바라가 한 말인데요. 28살 한 청년이 250CC 오토바이크를 타고 유라시아 15개 나라를 횡단했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이 청년이 먼 길을 떠난 이유는 뭘까요? 건국대 사학과 4학년 이정호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네. 안녕하세요, 이정호 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다, 일단 감이 잘 안 잡히는데 어디 어디 나라 다녀오신 거예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제가 지난 5월 12일 날 출발해서요. 동해시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래서 몽골, 터키, 불가리아, 세르비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이렇게 총 15개 국가를 오토바이를 타고 횡단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몇 달이나 걸린 거예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기간으로는 7~8개월 되었고요. 거리수로는 한 22,800km정도 탔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지구 전체 둘레로 봐도 상당한, 절반 가까이는 오토바이로 달린 셈이네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아, 그 정도나 되나요. (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평소에도 오토바이를 좋아하셨나 봐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어려서부터 조금 타가지고요. 8~9년 정도 된 것 같고요. 두 달 동안, 군대 전역하고 오토바이로 전국 일주도 몇 번 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럼 해외 경험은 이전에 있었어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제가 해외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처음 다녀왔고요.
▷ 한수진/사회자:
처음인데 이런 대단한 도전을 한 거예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네, 그런 셈이죠.
▷ 한수진/사회자:
첫 해외여행은 조금 편안하게 쉽게 다녀올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힘든 일정으로 계획한 이유가 있어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굳이 이렇게 힘든 일정으로 첫 해외여행을 계획 했다기보다 이 여행을 계획했는데 어떻게 이게 제 첫 해외여행이 되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오토바이로 한 번 세계를 달려보고 싶다, 이런 오랜 꿈이 있었군요. 그런데 힘들지 않았어요?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거.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힘든 점도 많이 있죠. 오토바이 타다보니까 무엇보다 날씨가 추우면 차 같은 경우는 바람도 다 막아주고 하는데, 오토바이는 비나 이런 것은 굳이 다 받아들여야 하고 또 외국에서는 길도 잘 모르는데 네 바퀴가 아니라 두 바퀴로 달리다보니까 그런데서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다보면 몸도 좀 아프고 다치기도 하고 그랬겠어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팠던 것 같아요. 워낙 건강한 것 같아서, 군대에 있을 때도 한 번도 안 아팠고, (웃음)
▷ 한수진/사회자:
감기 걸린 적도 없고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네, 감기 한 번 걸리지도 않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대단한 체력이네요. 근데 여행 경비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여행 경비 때문에 제가 미리 학교를 1년 휴학을 했어요. 9개월 동안 시간을 쪼개서 네 가지 일을 했거든요. 아르바이트를 해서, 기본으로 은행 청원경찰을 했는데, 본점에서 청원 경찰을 해서 근무 체계가 달라서 비번이 당직을 서고, 쉬는 날엔 유적지 가이드를 하고 평일 근무 끝나고 저녁에는 햄버거 배달로 좀 해서 1,500만 원 경비로 마련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은행 청원경찰 하면서 유적지 가이드도 하시고 밤에는 햄버거 배달도 하시고 하루에 4가지 일 정도를 해서 열심히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셔서 돈을 1,500만 원을 모았다는 거네요. 정말 값진 여행을 하셨는데요? 이렇게 스스로 경비도 다 마련하시고, 오토바이는 원래 있었던 거니까 이거는 특별히 돈 들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오토바이 경우에도 제가 여행 때는 다른 오토바이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국내 오토바이 업체에서 신제품이 하나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여행 계획서랑 마케팅 제안서라고 해서 이번 여행에 어떤 마케팅이 있을지 제안을 해서 찾아갔어요. 그쪽에서도 제 계획서를 검토한 뒤에 2주 정도 회의를 하시고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오토바이를 지원해주실 수 있다고 연락이 와서 오토바이는 그렇게 지원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 신제품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셨겠네요. 그러면 이 오토바이는 완전히 이정호 씨 것 된 거예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아뇨. 그게 아니라 처음에 계약할 때 그 오토바이를 타고 오면 의미가 있는 오토바이라서 사내 박물관에 전시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달 내로 반납을 하기로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멋지네요,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시고 이렇게 직접 마케팅 제안서도 만들어서 오토바이도 구하시고요. 그런데 여행 내내 재미있는 일 너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제가 몽골 수도에서 반대쪽 끝까지 가서 러시아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비자에 문제가 생겼어요. 그래서 다시 몽골 수도로 돌아가야 하는데 1,700km를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못 돌아가겠더라고요. 그래서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그 버스가 2박 3일 동안 기사 두 분이서 교대를 하면서 가는 버스에요. 안에 몽골 사람들이 꽉 차 계셨는데 가다가 식사를 하게 되었어요. 사람들에게 제가, “나 한국에서 왔다”, 라고 했더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고요. 그래서, “왜 깜짝 놀라세요?” 라고 했더니, 저 몽골사람인줄 알았다고, 거기서 제가 한국 사람인줄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대요.
▷ 한수진/사회자:
좀 닮긴 닮았죠? 어때요?(웃음)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몽골 사람이 우리랑 좀 많이 닮았더라고요. 당시에도 제가 며칠 씻지 못하고 머리도 길고 수염도 위아래로 있었거든요. 심지어는 제가 머리를 계속 기르고 다녔었는데 한국에 들어올 때 한국에 출입국 심사하는 직원분도 여권 보시더니 이거 본인 맞느냐고(웃음) 그런 일도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몽골 분들이 같은 몽골 사람인 줄 알고 친절하게 해주시고.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아, 되게 친절했어요, 음식도 많이 사주시고, 가면서.
▷ 한수진/사회자:
그런 따뜻한 정을 여러 나라에서 많이 느꼈겠어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네,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 많이 받았고요. 생각보다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또래 젊은이들을 보면서도 비슷한 또래이니까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솔직히 이제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휴학도 많이 했기 때문에 보통 친구들 취업하는 것 보다는 많이 늦은 나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제가 87년생이어서 올해 28살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럼 조금 늦긴 늦으셨고 취업준비로 정말 바쁠 때네요, 친구들.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그렇죠. 그래서 솔직히 불안한 게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인데 그래도 뭔가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가지고 좀만 천천히 가도 되니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들 취직할 때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 돈으로 이렇게 여행도 다녀오고 이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셨는데 솔직히 두렵거나 후회되거나 하지 않았어요?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두렵기보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는 기대감이 컸어요. 그 만큼 한국이 많이 그리웠고, 여행도 이렇게 다녀왔는데 뭔가 한국 생활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해서 기대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큰 자신감을 얻고 온 것.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다시 우리 대한민국이 너무나 소중해보이고.
▶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정말 그립더라고요. 여행 다녀와서는, 전에도 긍정적인 성격이긴 했는데, 뭔가 하려면 선뜻 겁이 나곤 했는데 지금 좀 많은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생겨도 차근차근 풀어나가다 보면 다 해결이 되더라고요. 나쁘게 말하면 겁 대가리가 없어진 것 같아요(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것만큼 소중한 재산이 어디 있겠어요. 충분히 이번 여행에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도전 기대해보고요. 더 좋은 소식으로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오토바이 하나로 유라시아 15개 나라를 횡단한 대학생 이정호 씨(건국대 사학과 4학년)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