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퇴임하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한때 자신을 비판했던 민주당 상원의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10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들은 전날 버냉키 의장 초청 오찬행사를 개최했으며, 이 자리에서 바버라 박서(캘리포니아) 상원의원 등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지난 2010년 버냉키 의장의 연임 당시 연준의 부동산시장 대응 부족을 문제삼아 상원 인준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박서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그때 던진 (반대)표는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솔직히 양적완화가 없었다면 더 나쁜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버냉키 의장이 지난 2008년 이후 무려 3차례나 단행한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조치에 찬사를 보냈다.
박서 의원과 함께 버냉키 의장의 연임을 반대했던 톰 하킨(아이오와) 상원의원도 이 자리에서 "그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면서 "(차기 연준 의장) 재닛 옐런이 그의 정책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킨 의원도 "나는 당시 던졌던 표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역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버냉키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마크 베기치(알래스카) 상원의원은 "평가는 경제상황을 통해 해야 한다"면서 "지금 경제는 2009년 1월에 비해 훨씬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밖에 버냉키 의장의 연임을 찬성했던 찰스 슈머(뉴욕) 상원의원은 그를 '꾸밈없는 걸출'(plainspoken brilliance)이라고 평가한 뒤 "그는 보수적 공화당원이었지만 이제 사려깊고 진보적으로 진화했다"면서 "그는 재정적자보다 중산층 소득과 서민들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2010년 1월 버냉키 의장의 상원 인준 표결에서는 무려 30표의 반대표가 나왔고, 특히 여당인 민주당 의원 10명과 진보 진영의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의원이 반대표를 던져 화제가 됐다.
이 때문에 버냉키 의장은 인준 표결에 부쳐진 역대 연준 의장 가운데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은 불명예스런 기록을 갖고 있다.
최근 상원 인준 표결을 통과한 옐런 차기 의장은 26명의 반대가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로부터는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았었다.
더 힐은 버냉키 의장이 이처럼 민주당의 찬사를 받으며 떠나게 됐지만 정작 자신을 의장직에 오르게 한 공화당 등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과도한 경기부양책으로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