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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치권, 크리스티 '브리지게이트'에 들썩

입력 : 2014.01.10 05:53

민주당 공격 태세…공화당 일각 "잘난 척하더니"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크리스 크리스티(51) 뉴저지 주지사를 둘러싼 이른바 '브리지게이트'(Bridge-gate)로 연초 워싱턴DC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당파를 벗어나 '독자 행보'를 보이면서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크리스티 주지사의 돌발 악재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꼴 좋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정치생명에 큰 위기를 맞는 형국이다.

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빌 파스크렐(민주·뉴저지) 하원의원은 크리스티 주지사의 핵심 참모가 민주당 소속 시장을 골탕먹이려고 뉴욕시와 뉴저지주 포트 리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 다리의 일부 차선을 폐쇄해 일부러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파스크렐 의원은 "마치 양파 껍질이 벗겨지는 것처럼 서서히 이번 사태가 드러나고 있어 아주 기쁘다"면서 "그러나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며 정치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다만 연방의회 차원의 진상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정치와는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청문회를 요청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이 록펠러(민주·웨스트버지니아)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장은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청문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민주당이 공격 태세에 나선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지만 더 주목할 만한 것은 공화당의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티 주지사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적할 수 있는 공화당 유력 대권주자로 평가받고 있으나 공화당에서 그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혼자 잘난 척하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등 조소와 비아냥거림이 잇따르고 있어 크리스티 주지사로서는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힘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크리스티 주지사가 지난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당 지도부를 수차례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친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리스티 주지사와 함께 일했던 한 공화당 인사는 "크리스티는 자신만큼 똑똑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비판 공세와 공화당의 수수방관이 맞물릴 경우 크리스티 주지사가 차기 대권주자로서 헤어나오기 어려운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이날 장시간의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크리스티 주지사가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장은 브리지게이트가 크리스티 주지사에게 큰 악재라고 판단하면서도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정치적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하에 공개적인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크리스티 주지사와 '앙숙'으로 알려진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를 "골치 아프고, 충격적인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평가는 피했고, 롭 앤드루스(민주·뉴저지) 하원의원도 연방 법무부가 수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