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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현대 미니밴이 쿠바선 한국 돈 1억 1천만 원?

입력 : 2014.01.07 05:48|수정 : 2014.01.07 09:43


쿠바가 최근 일반인들에게 수입 신차를 구매하도록 허용했지만 '그림의 떡'이 되고 있습니다.

쿠바는 1959년 혁명정권을 수립한 이후 국영기업들이 중고차를 포함한 신차의 수입 판매를 독점했습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쿠바 일반인들이 좋은 자동차를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을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도 아바나의 자동차 판매장에 전시된 수입차의 가격표는 월급여 20달러를 받는 쿠바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영국 BBC방송은 쿠바 자동차 판매시장을 조사한 결과 2013년형 '푸조508' 모델의 가격이 26만2천달러에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자동차판매 웹사이트에 올라온 같은 제품의 가격은 2만9천달러.

모델 생산국가에서 팔리는 시세의 10배에 가까운 셈입니다.

중고차도 시세는 마찬가지라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한국 현대차의 미니밴인 스타렉스 2009년형(7∼9인승)은 쿠바돈으로 11만페소, 2009년형 중국 지리(Geely) 모델은 2만6천페소에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스타렉스 중고차는 한국 돈으로 1억1천700만원으로 한국의 8배에 가깝습니다.

한국 중고차의 평균 시장 시세는 1천500만원 안팎입니다.

중고차를 사려고 5년간 5천페소를 모았다는 아바나의 한 직업가수는 "세상에 11만페소짜리 중고 미니밴은 처음 봤다"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쿠바 정부는 중고차 거래도 1959년 이전에 생산된 '고물'에 한해서 허용하다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2011년 이를 폐지했습니다.

높은 가격 때문에 차량을 무단으로 고치는 일도 많습니다.

자동차 외양은 1950년대에 생산된 미국산 포드지만, 내부 엔진은 현대차 등의 제품으로 바꾼 차들도 아바나 도로에 많이 굴러다닙니다.

쿠바는 수입차 시장을 일반에 개방해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재정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엄두도 못 내는 가격 때문에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외부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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