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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네를 배회하는 이른바 길 고양이가 전국에 백만 마리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서만 30만 마리 넘는 고양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살고 있습니다.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해법이 될 만한 방안이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양이 한 마리가 쓰레기 봉지를 뜯어 뒤지더니, 주변 눈치를 살피며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 치웁니다.
인근 주택가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던 또 다른 고양이는 무리까지 불러 포식합니다.
[윤광준/건물 관리인 : 뼈다귀 같은 걸 봉지에 넣고 버리면, (고양이가) 냄새를 맡고 봉지를 자주 찢어요. (쓰레기를) 다시 담아 넣어야죠.]
한 여론조사 결과, 10명 가운데 7명이 고양이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고수희/서울 목동 : (고양이가) 앉아서 쓰레기를 다 뒤져서 먹는데, 무섭더라고요. 거기에 가지도 못하고 서 있었어요. (아예 가질 못하셨어요?) 네, 기분이 나쁘니까요.]
급기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선 길 고양이 출입을 막으려고 지하실 문을 잠갔다가 동물보호론자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자동차 보닛을 열었더니 엔진룸 깊숙이 고양이 한 마리가 숨어 있습니다.
앞범퍼 깨진 곳으로 들어가 숨어 있기도 합니다.
추운 날씨에 이런 일이 잦아지자 동물보호단체가 전단까지 돌리는 실정입니다.
[강준화/서울 잠실동 : 이상한 소리가 나서 보닛을 열어 보니, 고양이가 여기에 있었어요. 여기 있다가 잽싸게 아래로 내려가더라고요.]
길 고양이는 갈수록 늘어 서울에만 30만 마리, 전국에 백만 마리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물보호 문제로 2006년 이후 안락사를 없애고 중성화 시술, 이른바 'TNR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고양이 7천 마리를 붙잡아 생식기를 제거한 뒤 풀어주는 겁니다.
하지만, 그다지 실효성이 없습니다.
[김호기/수의사 : 성호르몬이 감소된 수컷 고양이는 교미능력이 떨어져 자기 영역의 암컷 고양이를 지킬 수 없게 됩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고양이가 접근해 교미하게 돼서, 개체 수 조절 효과가 떨어집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미국에선 고양이의 생식기를 모두 다 들어내는 거세수술 대신, 정자나 난자가 나오는 관만 묶은 뒤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새로운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국 터프츠 대학이 시뮬레이션 분석한 결과, 1천 마리 가운데 350마리를 정관 수술할 경우 11년 만에 100마리로 줄었습니다.
반면, 생식기를 제거하는 거세 수술은 1천 마리 가운데 850마리를 해야만 같은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정관수술은 동물 보호 측면에서도 좋고 개체 수를 줄이는 효과는 더 나은데다 비용은 덜 들어 1석 3조가 될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VJ : 이준영, 화면제공 : 안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