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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베 '도발'로 대일 외교정책 기조도 '수정'

입력 : 2013.12.27 16:27

관계개선 시도 사실상 중단…과거사 문제 더 강경대응 전망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격적인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계기로 정부가 대일(對日) 외교정책 기조 재검토에 착수한 것은 그동안의 대일정책 기조의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뢰외교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는 일본에 대해서도 신뢰문제를 강조하면서 한일관계 안정화를 추구해왔다.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킨다'로 정리되는 이런 기조에는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고 안정화하려면 일본이 과거사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신뢰를 보여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부는 그동안 이런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접촉 채널의 수준을 높이면서 관계 개선을 시도해왔다.

이런 작업은 올 하반기 들어 일본이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작됐으며 천천히 단계를 높여 관계 정상화의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였다.

내년 초 개최가 예정됐던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도 이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하반기에는 일본이 잘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일본에 반전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일본이 정상회담 개최 요구 등 대화 공세를 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것이 마치 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면이 있는 것도 정부의 이런 한일관계 개선 작업의 한 배경이 됐다.

특히 한미일 3각 공조 복원 차원에서 미국도 한일관계 개선을 적극 주문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그동안 진행해온 노력의 토대가 무너졌다는 게 정부 안팎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한일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뒤통수를 때리는 메가톤급 도발을 일본이 했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일본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지금은 누구도 한국에 유연하게 타협하라는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이번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분명히 알릴 '호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대일 정책 기조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이런 여건 변화가 고려된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상황이 이전과 달라졌으므로 종합적으로 상황 분석을 하고 정책과 기조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조정 대상에는 외교 일정을 포함한 한일관계 개선 로드맵 및 대일관계 정책 기조와 전략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우리의 원칙과 입장을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수립되고 그에 따라 향후 전략도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상태다.

한편 정부 일각에서 추가 조치로 거론됐던 이병기 주일대사 소환 등의 방안은 아직 정부 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으며 가능성도 높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