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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장성택 숙청 후 '군 어업권 챙기기' 나선 이유

입력 : 2013.12.27 11:07|수정 : 2013.12.27 11:16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 숙청 후 군대의 수산부문 종사자들을 유달리 챙기는 활동을 계속해 주목됩니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직후 건군 이래 처음으로 '인민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를 열었고, 김 제1위원장이 직접 모범적인 군부대 소속 선장·어부들에게 표창을 수여하는 등 군부대 수산사업소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각에서 장성택 숙청의 발단이 군부와의 어업권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김 제1위원장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끕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평양에서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가 열렸다며 이번 회의가 건군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임을 강조했습니다.

이 회의에는 각 군부대 수산사업소 지배인과 선장, 모범적인 어부들이 참석했습니다.

북한군은 군인 식생활 개선을 위해 전략로켓군 사령부를 비롯한 각 군종 사령부와 주요 군단·사단급 부대 산하에 수산사업소를 두고 있으며 여기서 잡은 수산물 일부를 수출해 외화를 벌어 기타 보급품도 해결하고 있습니다.

군부대 수산사업소 종사자들은 이달 21일 평양에 도착해 북한 최고의 호텔인 고려호텔에 묵으면서 닷새 동안 평양시내를 유람하는 등 '호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가 끝난 후 이들을 노동당 청사에 불러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이들에 대한 표창 수여식에도 참석해 직접 상을 수여했습니다.

이처럼 김 제1위원장이 군부대 수산부문 관계자들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것은 장성택 세력으로부터 빼앗은 군부의 어업권을 확고히 하는 데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 제1위원장이 장성택 처형 사흘만인 지난 15일 동해에 있는 313군부대 산하 수산사업소를 방문하고 18일에는 서해에 있는 허철수 소속부대(사단급 추정) 수산사업소에 여러 척의 고깃배와 어군탐지기, 냉동차 등을 선물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앞서 대북 소식통들은 지난 9월 말∼10월 초 황해남도 룡연군에 있던 장성택 계열의 외화벌이 회사에서 수산물 이권을 놓고 장성택 세력과 4군단 군인들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다수 사상자가 속출했고 이 사건이 결국 장성택 숙청의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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