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집권당을 강타한 사상 최대의 비리사건 수사가 터키와 미국의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외세가 개입한 '더러운 작전'이라고 비난한 터키 총리는 주터키 미국대사의 추방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흑해 연안 도시 삼순에서 열린 정의개발당 관련 행사에서 "최근 아주 이례적으로 일부 대사들이 선동적인 행동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당신의 일이나 하라"고 말하며 "정부의 사법 영역에 침범한다면 정부는 당신을 이 나라에 두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특정 대사를 지칭하지 않았지만 친정부 성향의 신문인 예니샤파크에서 프랜시스 리치아돈 대사가 이번 수사와 연관됐음을 시사하는 보도가 나온 점을 들어 리치아돈 대사를 언급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예니샤파크는 리치아돈 대사가 지난 17일 주터키 유럽연합 대사와 가진 회의에서 "미국이 터키에 할크방크와 이란의 거래 중단을 요구했지만 터키가 거절해 지금 제국이 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터키 경찰은 지난 17일 터키 국책은행인 할크방크 행장을 이란과 자금거래에서 아제르바이잔 출신 사업가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체포했으며 장관 3명의 아들 등 주요 인사 52명을 비리 혐의로 대거 연행했습니다.
그러나 리치아돈 대사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예니샤파크의 보도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글을 올렸습니다.
리치아돈 대사는 "보도의 모든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며 중상모략"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터키에서 진행되는 대형 비리사건 수사와 미국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거짓 주장으로 미국과 터키의 우방 관계에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18일 "매우 더러운 작전이 벌어졌다"며 "터키 내부와 외부의 세력이 터키 경제의 급성장을 약화시키려고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이 발언은 외세가 터키 검찰과 경찰에 침투해 정권에 대항하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으로 현지 언론들은 미국에 자진 망명 중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과 미국, 이스라엘 등을 지칭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할크방크 수사와 관련해 "그들은 은행들에 해를 끼치려 하고 있다"며 "이 조직은 국내에 진출했으며 국제적 조직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