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사형 이후 그와 관련된 인물들이 어떻게 처리될 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국장으로 진행되는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 장의위원회 명단에 부인 김경희와 상당수 측근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아직 건재하다는 것은 확인됐습니다. 사실 이들보다 거취가 궁금한 인물은 김정은 부인 리설주였습니다.
지난 주 리설주와 관련한 정보지 수준의 글이 SNS를 타고 돌았습니다. 대부분 장성택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거의 막장 드라마 수준이었습니다. 정부 당국자에게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을 비슷했습니다. "요즘 소설 수준 이야기가 너무 많다."

리설주는 지난 10월 16일 김정은과 함께 러시아 21세기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로 공식적으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두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의문만 더욱 커져갔습니다. 그런데 장성택이 처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3일 오후, 리설주가 기록영화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급히 화면을 확인했습니다. 분명 리설주가 맞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모습은 아니었고 과거 금수산 태양궁전에 방문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의미는 있었습니다. 적어도 기록영화에 리설주가 등장한 것은 아직 신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였습니다. 장성택 사례처럼 북한에서 문제가 있는 인물은 영상과 사진에서 그 모습을 삭제됐기 때문입니다.
이 영상으로 리설주 거취 문제는 일단락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16일) 재미블로거 안치용씨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리설주 기사가 검색되지 않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거취 논란이 재점화됐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실제 검색창에서 리설주를 넣어보니 기사가 검색되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부 관계자에게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만약 실제로 리설주가 삭제됐다면 장성택 숙청만큼 큰 기사였습니다.
하지만 일종의 해프닝으로 확인됐습니다. 리설주 관련 기사를 해당 날짜로 설정해 검색하면 나온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해당 사이트 검색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과 함께 말이죠.

북한 문제, 특히 장성택 관련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 가운데 하나가 리설주 거취 문제였습니다. 여러가지 추정이 난무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볼 때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을 하나 더 써보자면 리설주는 정치적 고려 때문에 나오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하면서 리설주는 따뜻하고 자애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정은이 한결 친근하게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현재 북한 분위기는 공포 그 차제입니다. 김정은은 정권 유지를 위해서 고모부도 내칠 수 있다는 잔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애로운 리설주 이미지와 김정은의 냉혹한 모습이 모순되기 때문에 리설주가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추모행사 때 리설주가 모습을 나타내면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될 뿐만 아니라 제기되고 있는 일체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죠. 하지만 추모 행사에 나오지 않는다면 실제 막장 드라마가 써질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