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EU와의 협력 협정 체결 중단 이후 혼란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서로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구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경제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차관을 제공하는 결정을 조만간 내릴 것이라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대통령 보좌관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벨로우소프 보좌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은 외국의 차관 제공 없이는 경제적 안정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우크라이나 측이 차관 지원 요청을 해오면 러시아는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로우소프는 '17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인가'란 질문에 "회담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EU도 우크라이나에 보다 적극적 지원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대가로 직접 키예프에 경제적 보상을 하거나 국제금융기관의 차관 제공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슈턴 대표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어떤 이유로 우크라이나가 EU와의 협력 협정 체결을 연기했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면서 "일부 문제들은 EU 지원을 통해, 다른 문제들은 국제금융기구들을 통해, 또다른 일부 문제들은 민간 부문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앞서 지난달 21일 EU와의 협력 협정 체결 협상 중단을 발표하면서 EU와의 협정 체결 이후 옛 소련권과의 관계 훼손으로 입게 될 손실을 EU 측이 보상해 주려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니콜라이 아자로프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 12일 자국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는 협력 협정 체결에 대한 보상으로 EU로부터 약 200억 유로의 차관을 지원 받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슈턴 대표의 발언은 EU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경제적 보상을 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던 기존 EU의 입장에서 크게 물러선 것이다.
이같은 태도 변화는 EU와의 협력 협정 체결 무산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협정 체결의 이익에 대한 반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자국 주도의 옛 소련권 관세동맹으로 끌어들이려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오레피로프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EU와의 협력 협정 체결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면서 EU를 안심시키는 발언을 했다.
오레피로프 차관은 또 17일 러-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옛 소련권 관세동맹 가입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EU와의 협력 협정을 포기하고 결국 러시아 주도의 관세동맹에 가입할 것이란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EU와 러시아 양쪽 모두에 협상 의사를 밝히면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 내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