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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이면 건조해져서 가습기를 틀거나 빨래를 널어서 실내 습도를 올리는 분들 많죠. 건강을 위해서 습도를 높이지만 지나치게 높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가 있습니다. 지나친 습기가 진드기나 곰팡이를 키우는 겁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건조한 겨울철, 실내 습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다양합니다.
[이지호/서울 이문동 : 빨래도 널어놓고 샤워하고 나서 문도 열어서 습도를 조절해 보려고 하는데요.]
겨울철 실내 습도는 높을수록 좋은 걸까? 진드기 전문가와 함께 가정집 담요 속을 현미경으로 400배 확대해 봤습니다.
화면 가운데 보이는 희고 둥근 물체, 집먼지진드기입니다.
[(이게 진드기죠?) 네, 이게 바로 진드기입니다.]
소파와 카펫에서도 진드기 서식이 확인됐습니다.
[정민지/서울 혜화동 : 건조하다고 생각해서 빨래도 많이 널고 가습기도 틀고 있는데, 이렇게 오염이 많이 된 걸 보니 충격적인 거 같아요.]
원인은 70% 이상 유지된 높은 실내 습도였습니다.
[신민석/진드기 전문가 : 진드기는 몸체의 80%가 물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습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을지대 유해곤충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습도와 진드기 증식의 상관관계를 실험해 봤습니다.
진드기 100마리를 각각 습도 75%, 60%, 50% 세 가지 다른 환경에서 2주간 배양했습니다.
습도 75% 배지에선 진드기가 네 배 넘게 증식했고 60%와 50% 배지에선 진드기가 각각 32%와 52%씩 감소했습니다.
[양영철 교수/을지대 유해곤충연구소 : (진드기는) 대기 중의 불포화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습도가 낮아지면 진드기가 체내의 수분을 빼앗기기 때문에 말라서 죽게 됩니다.]
결국 건조함을 피하면서 동시에 진드기 서식을 억제하는 적정 실내 습도는 50에서 60%란 얘기입니다.
곰팡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거무튀튀한 겨울철 곰팡이의 원인은 역시 지나치게 높은 실내 습도입니다.
제가 지금 습도를 재보고 있는데요, 바깥 습도는 약 40% 정도 됩니다.
그런데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습도가 급격히 높아지더니 순식간에 80%를 넘어섭니다.
[송기영/곰팡이 전문가 : 창문을 자주 안 열어서 실내 습도가 상승하거든요, 젖은 상태가 유지되면 곰팡이가 생기는 겁니다.]
이미 진드기나 곰팡이가 생겼다면 창문을 2~3cm만 열어 환기하거나, 베이킹파우더나 항진균제를 뿌려 습도를 낮춰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적정 실내 습도인 50에서 60%를 피부로 느끼긴 어려운 만큼 집안에 습도계를 비치해 수시로 확인하며 적정 습도를 유지하라고 조언합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