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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보여주기식 기부 문화 개선해야

남정민 기자

입력 : 2013.12.13 21:21|수정 : 2013.12.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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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더 마음을 써야할 때입니다. SBS는 오늘(13일)부터 나눔에 대해서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나 하나의 기부는 작게 보일지 몰라도, 하나 하나가 우리가 되면 세상이 변하죠. 그런데 기부 수준을 종합평가한 국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는 146개국 가운데 45위, 경제력에 비해서 순위가 너무 낮습니다. 일회성, 전시성에 그치는 기부문화 때문입니다.

연속기획 첫 순서,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연말 연시 복지시설에서 기부받는 물품은 특정 품목에 쏠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원 단체 대부분이 쌀을 기부하는 바람에, 이 복지관은 다른 물품이 크게 부족합니다.

[이영기/사회복지사 :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서로 계획하고 필요한 분들에게 적재적소에 갈 수 있겠죠. 1~2개의 물품이 집중되다 보면 배분의 어려움이 있기도 하거든요.]

이 지역의 저소득층 대부분은 가스나 등유로 난방하는데도 기부는 연탄만 계속 들어옵니다.

[김형기/사회복지관 관장 : 그림이 일단 좋다보니까 연탄쪽으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은 도시가스가 대중화가 된 것에 대한 사실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이렇게 우리나라 기부는 일회성, 전시성 기부가 많은 게 특징입니다.

연말 연시, 또 오늘처음 추운 날씨에는 기부가 좀 늘어납니다.

1년 동안 들어오는 기부금액이나 물품의 70% 정도가 12월과 1월, 두 달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 신웅선 씨는 월급의 20%를 특별한 통장에 모으고 있습니다.

100만 원씩 모일 때마다 모금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난 3년간 1천만 원 넘게 기부해 왔습니다.

[신웅선/54세, 환경미화원 : 매일 모자라고 또 써도 모자라고, 월급날만 되도 걱정이 됐었는데 나누고 보니까 월급날이 더 기다려지는 거예요. 너무 기쁘고 좋고…]

회사원 오승수 씨는 9년 전부터 구호단체를 통해 외국 빈곤 아동 4명과 결연을 맺었습니다.

아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오 씨가 낸 월 후원금으로 교육과 의료 혜택을 받게 됩니다.

[오승수/55세, 회사원 : 주변사람들은 쉽지 않다고만 얘기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보지를 않았거든요. 제가 그럼 바보인가요?]

1년간 기부를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은 36%에 불과했습니다.

또 정기 기부, 계획 기부보다는 일시적 기부가 열에 일곱 정도를 차지합니다.

일상 속 기부를 늘리고, 받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도움 주는 것이 성숙한 나눔 문화를 만드는 길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취재협조 : 한국사회복지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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