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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 옛 소련권 관세동맹 참여 환영"

입력 : 2013.12.13 02:55

연례 의회 국정연설서…극동·시베리아 개발 중요성도 강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연례 대(對)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주요 국내외 정책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0주년 제헌절을 맞은 이날 크렘린궁 게오르기예프스키 홀에서 대통령으로서 열 번째 대의회 국정연설을 했다.

600여명의 상·하원 의원을 포함한 1천100여명의 초청 인사들은 약 1시간 10분 동안 이어진 대통령의 연설에 34차례나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 "우크라이나, 옛 소련권 관세동맹 참여 환영"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시위 사태와 관련,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관세동맹에 가입하길 원하면 이와 관련한 협상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야권은 지난달 21일 자국 정부가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하고 러시아가 주도하는 관세동맹 가입을 통해 관계 회복에 나서겠다는 결정을 발표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해 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가 관세동맹 협정들에 가입하길 원하면 러시아는 이와 관련한 협상을 고위급에서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와 같은 경제통합체와 대결하지 않으면서 유라시아 통합 과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현재 관세동맹에 키르기스스탄과 아르메니아가 참여하는 로드맵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그룹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유라시아 통합의 실질적 성과가 나오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다른 이웃국가들도 이 경제 통합체에 더 큰 관심을 갖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제압하려는 환상 용납못해"

푸틴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국제적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시리아와 이란 문제는 어떤 위기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는 세계적 혹은 지역적 헤게모니를 주장하는 초강대국 칭호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누구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제안하거나 생존하는 법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서방이 중동과 북(北)아프리카 등에서 편 민주주의 확산 정책이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음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푸틴은 국방문제와 관련 "누구든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제압하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정치, 기술적으로 모든 도전에 대응할 것이며 이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국가들에서 개발 중인 소규모 핵무기, 비핵탄두를 장착한 전략미사일, 단시간에 장거리를 비행해 타격을 가하는 초음속정밀무기 시스템 등의 신무기가 러시아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속의 6~20배로 이동하는 비행체나 미사일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전격지구타격' 개념 등에 대한 경고로 들렸다.

◇ "극동·시베리아 개발은 21세기 국가 우선과제"

푸틴 대통령은 3기 최대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극동·시베리아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극동·시베리아 개발과 같은 전략적 목표 달성에 정부 예산과 민간 기업의 자금이 지출돼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이는 러시아의 21세기 국가 우선 정책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지역 개발과 연관된 사업에 5년 동안 법인세, 부가가치세, 토지 및 재산세 등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세회피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선 "외국 조세회피지역에 등록된 러시아 기업들은 러시아 법률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하며 정부 지원을 받거나 국가주도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밖에 연설에서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내린 대선 공약 실천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 관계자들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해선 인간과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2장을 포함해 헌법의 근간이 훼손돼선 안 된다며 그러나 법적용 현실과 실생활을 고려한 부분적 개정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