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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출처 묻자…"어렸을 때부터 돈 잘 주웠다"

입력 : 2013.12.11 17:02|수정 : 2013.12.11 17:36


아파트 건설공사 하도급 과정에서 만연한 비리 관행이 검찰 수사에서 속속 드러났습니다.

광주지검 특수부(신응석 부장검사)가 기소한 건설업체 임직원은 모두 33명(구속 7명)입니다.

10대 건설사 1곳을 포함해 100대 건설사에 꼽히는 5개 업체 임직원 13명, 재하도급 업체로부터 뒷돈을 상납받아 대형건설사에 다시 상납한 A사 직원 7명, 먹이사슬 말단에서 대형건설사와 A사에 돈을 준 재하도급업자 13명이었습니다.

먹이사슬의 최상위 단계에 있는 대형건설사 직원들의 횡포도 드러났습니다.

대형건설사 직원 B씨는 A사 측으로부터 공사금액의 1%가량인 8천400만원을 받기로 하고 전남 순천의 아파트 내장 공사 예상낙찰가를 알려줘 자신의 회사와 거래 경험이 없는 A사가 80억원대 공사를 낙찰받게 해줬습니다.

또 다른 건설회사의 전 팀장은 재하도급 업자들에게 자회사의 호텔 이용권을 강매했습니다.

재하도급 업자들은 3명이 2박 3일간 호텔에서 묵을 수 있는 60만원짜리 이용권을 2장에서 50장까지 사야 했습니다.

룸살롱 등에서 부서 회식을 하고 유흥업소 사장에게 A사 직원의 연락처를 알려줘 3차례에 걸쳐 술값 430만원을 대납하게 한 대형건설사 직원의 횡포는 '애교' 수준이었습니다.

한 건설회사 직원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리베이트를 준 하도급·재하도급 업자들에게 연락해 통장에 입금된 2억원이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도록 종용하고 허위로 9천만원 상당의 차용증을 만들어 도장을 받아두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습니다.

건설회사의 모 과장은 누나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3억원의 출처를 묻자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재활용품 수거장에서 5만원권으로 1억1천만원이 든 박스를 발견했다"며 "이불 속에 숨겨놓고 조금씩 입금했다"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돈을 잘 주웠다"는 주장에 검찰 관계자는 실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도급 업체로부터 받은 돈으로 아파트 중도금을 내고 일부는 직장 상사의 최고급 승용차 구입비에 보태도록 다시 상납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상납받은 돈과 관련해 '직원별 금액 배분 관련 서류'를 작성해 30만원, 50만원, 70만원씩 나눠갖는 1~3안을 제시해 논의한 조직적 상납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최종적인 피해는 먹이사슬 말단의 재하도급 업체들이 떠안았습니다.

의심되는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재하도급 업체 명의로 송금된 돈이 확인돼 조사하려 했지만 7개 회사는 리베이트로 인한 이익감소와 불황 등으로 부도 처리돼 소재조차 파악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