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취재파일] 교사 학생 간 주먹다짐, 누구의 잘못일까?

박아름 기자

입력 : 2013.12.11 09:30


경기도 고양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에 주먹다짐이 벌어졌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달 27일 오전 9시 반쯤 2학년 체육 수업 시간입니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이론수업을 하기로 했는데 일부 학생들이 교과서를 챙겨 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교사가 교과서를 갖고 오지 않은 학생들에게 의자를 들고 서 있으라고 벌을 줬는데 한 학생이 팔이 아파 못하겠다고 나왔습니다. 교사는 학생을 훈계할 목적으로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와 위층에 있는 학생부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계단을 오르는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오가더니 주먹다짐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5분 정도의 시간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수차례 주먹이 오갔고 다른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교사가 복도에 나와 말리면서 싸움은 끝났습니다. 이 싸움으로 교사는 얼굴 뼈 일부가 골절됐고 학생은 앞니 한 개가 부러졌습니다. 교사는 12월 말까지 병가를 제출해 현재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고, 학생은 사건 이후 며칠 쉬다가 지난 4일부터 다시 학교에 나왔습니다.
범죄 성폭행 성추행
수업 시간 중에 아무도 없는 계단에서 벌어진 일이라 어떤 말다툼이 있었고 누가 먼저 때렸는지는 당사자들 말고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학생들 사이에도 '누가 먼저 때렸다더라.' 식의 흉흉한 소문만 무성히 돌고 있을 뿐 정확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가르침을 주고받아야 할 사제 간에 주먹이 오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건데, 다행히도 서로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원만하게 합의하는 방향으로 사건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 측 설명에 따르면 이틀 뒤 학생 부모가 교사를 찾아가 아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고 학생 역시 지난 4일 교사를 따로 만나 사과를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마음속의 앙금까지 풀렸을지는 알 수 없지만 경찰에 고소나 고발이 접수되는 막장 상황까지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물론 이와는 별개로 도교육청 차원의 진상조사와 학교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교는 지난 6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교권 침해 사실을 확인했고 다음 주 중에 학생에 대한 선도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학교 관계자 말에 따르면 학교에서 교사 폭행사건이 일어난 만큼 중징계 이상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교사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도교육청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이 먼저 자신의 얼굴을 때려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학생을 불러내거나 학생부실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폭언이나 체벌이 있었는지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사건이 보도되면서 인터넷에선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학생이 교사를 때릴 수 있느냐는 반응과 아무리 학생이 대들어도 교사까지 주먹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두 사람 모두 체벌이나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평소 상습적으로 학생들을 체벌하는 소위 '폭력 교사'나 말썽을 부리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진'은 아니란 겁니다. 사건이 처리되는 과정을 봤을 때도 두 사람 모두 순간의 실수를 인정하고 각자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들에게 큰 충격과 아쉬움을 남깁니다. 어느 한 쪽을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오늘날 교육현장에 대해, 그리고 진정한 교육의 의미에 대해, 가르침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