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도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 속에 한-중, 한-일 어업협상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박덕배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이 이어도를 우리 측 배타적 수역에 넣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전 차관은 3일 발간한 저서 '동북아 해양영토전'에서 "한-중 어업협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어도가 우리 배타적 수역 밖에 있게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잠정조치 수역의 남방한계선 바로 아래에 있는 이어도는 조금만 노력했으면 우리 수역에 포함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어도 주변 수역을 우리 관할 수역으로 포함하지 못한 것은 비판을 받더라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중국 측도 이어도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에 우리가 고집했더라도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협상 당시를 회고했다.
한-중 어업협상은 1992년 국교수립 직후 시작됐으나 양국 간 견해차가 커 실마리를 찾지 못하다가 1998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급진전을 보인 끝에 2000년 8월 타결됐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경계를 확정하지 못한 채 양국이 공동관리하는 '잠정조치 수역'을 설정하고 이곳에서 조업할 수 있는 어선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한국은 애초 이어도 주변 해역을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한국 측 수역에서 제외됐다.
박 전 차관은 이어도 문제를 제외하면 한중어업협정은 비교적 무난한 결과를 얻어냈으나 한-일 어업협정은 사실상 '실패한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어업협정은 독도의 실효지배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지상목표에다 어업피해의 최소화에도 방점을 두고 협상해야 했기에 운신의 폭이 좁았다"며 "한국이 협상전략에서 밀렸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일 어업협정을 종료하고 재협상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독도가 중간수역에 있더라도 영유권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려면 중간수역의 수산자원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독도의 영유권이 훼손됐거나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당연히 협정 종료를 통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1997년부터 해양수산부 국제협력관, 수산정책국장을 맡아 한-일, 한-중 어업협상에 참여했으며, 2006년 국립수산과학원장,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을 거쳐 현재 인하대 해양과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종=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