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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된 고3 교실…포커판에 돗자리까지

최우철 기자

입력 : 2013.12.0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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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3 수험생을 둬본 가정은 다들 아시겠지만 수능시험이 끝난 고3 교실은 교실이 아닙니다. 그냥 시간 떼우는 데입니다. 이맘 때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데 교육당국과 학교의 무관심 속에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최우철 기자가 직접 둘러봤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입니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무언가를 주고받습니다.

포커 카드입니다.

카드를 섞고, 패를 돌리고, 포커 게임에 열중합니다.

교사가 앞에 앉아 있지만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학교 고3 교실입니다.

교실 바닥에 간이 돗자리와 이불을 깔아놨습니다.

교사가 있든 말든 아예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지난달 교육 당국이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고3도 수업일수를 채우라고 지시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학교와 교육청에는 학부모 항의전화가 쏟아집니다.

[항의 학부모 : (아들이) '애들하고 고스톱을 쳐' 그러더라고요. 이번에 어떤 애가 4만 원을 잃었네. 어쩌네. 그러니까…일주일 내내 그 안에서 뭐 하겠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거의 매일 7교시까지 자습만 시키니 학생은 학생대로 불만이 큽니다.

[고3 학생 : 선생님들이 직접 가르치는 수업은 없어요. 휴대전화로 게임 하거나 아니면 영화 보거나…고3 학생 할 것도 없는데 수능도 끝났고 4교시 했으면 좋겠어요.]

비판이 커지자 교육부는 대책회의까지 열었는데, 일선 학교가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라는 지침만 한 번 더 내려보냈습니다.

하지만, 학교들은 체험 학습 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항변합니다.

[○○고교 교감 : (수업일수) 지키라고 공문이 몇 번 오고 해서, 프로그램을 짜서 움직이고 있는데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다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까…]

학생과 학부모 반발을 못 견딘 일부 학교는 교육청 모르게 고3 학생들을 일찍 하교시키는 지경입니다.

[○○고교 3학년 담임교사 : 12월부턴 4교시까지만 하고 있습니다. 단축 수업으로 해놓고요. (4교시 이후도) 수업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각 학교가 프로그램을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원칙대로 하라고 지시만 하는 교육부를 원망합니다.

[일선 시도교육청 담당자 : 대국민 홍보 같은 건 교육부가 해줘야 하는 것 같은데 '너희가 각자 알아서 하라'고 하는 건 곤란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교육 당국의 사전 준비 부족과 오랜 관행에 길든 학교의 무관심 속에 고3 학생들은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