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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퇴임 후에도 백악관 근처 머물까

입력 : 2013.12.01 03:57

윌슨 이후 첫 사례…자녀교육-정치적 부담 '선택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가 끝난 뒤에도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 당분간 워싱턴DC에 머물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퇴임후 행보가 새삼 관심사로 떠올랐다.

발단은 집권 2기 출범 이후 처음 가진 언론 인터뷰였다.

그는 지난 29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 "재선 임기가 종료되고 난 후 어디에 살 것인지는 작은딸 사샤(12)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17년초 백악관을 나오기 전 장녀인 말리아(15)는 대학에 진학하지만 사샤는 여전히 고교생이기 때문에 이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를 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후 거주지로 워싱턴DC와 함께 정치적 고향이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와 제3의 지역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내외가 계속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임기가 끝날 때쯤 결론이 나겠지만 역시 관건은 말리아"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리아의 교육 문제를 고려해서 워싱턴DC에 계속 살게 되면 지난 1921년 퇴임한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 이후 무려 90여년만에 처음으로 백악관 인근에 머무는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특히 임기중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던 윌슨 전 대통령과는 경우가 다르다.

미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정권 교체나 재창출과 관계없이 후임자로부터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돼왔기 때문에 가능하면 퇴임후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지는 게 '관례'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고향인 텍사스주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후임자인 오바마 대통령의 '십자포화'를 피했고, 로널드 레이건과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각각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로 향한 뒤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비교적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워싱턴DC에 살지는 않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스티븐 헤스 연구원은 "백악관 인근에 머무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고, 오래가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워싱턴DC에 있게 되면 재임 기간 정책 등에 대해서 언급할 일이 생기고, 기자들이 집 밖에서 기다리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퇴임할 때 55세에 불과한 오바마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면서 법과대학 교수로 강단에 설 수도 있고, 칩거하면서 회고록을 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문제보다는 부모로서 자녀교육을 우선해 워싱턴DC에 남느냐 아니면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타지로 떠나느냐를 놓고 계속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