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인에 대한 차별 해소를 촉구하는 행사를 불과 이틀 앞두고 정부가 '관련 단체의 시위가 시민안전에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행사를 돌연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등 감염인·환자단체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그제 오후 이들 단체에 공문을 보내 '세계에이즈의 날 레드리본 희망의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 콘서트는 에이즈 예방 노력을 확산하고 감염인에 대한 편견·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세계에이즈의 날 국내 행사로서, 정부와 연맹이 함께 기획했습니다.
감염인연합회 등은 이번 행사에서 콘서트장 밖에 부스를 설치해 HIV 감염인 차별 금지에 관한 전단을 나눠주는 등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콘서트 불과 이틀 전에 "에이즈 관련 단체의 피켓시위 등 시민안전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취소함을 알린다"는 공문을 보내 행사 취소를 알렸습니다.
감염인 단체는 감염인 차별 해소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관련 단체의 활동을 '시민안전에 위협'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정부 주도로 열리는 세계에이즈의 날 기념행사가 '차별과 편견을 넘자'는 취지와 달리 HIV 감염인의 목소리와 참여를 배제한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HIV 감염인에게 낙인을 씌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행사 취소는 시위보다는 콘서트 장소가 지하여서 안전문제가 우려됐기 때문이며 공문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에이즈퇴치연맹은 28일자 공문을 취소하고 어제 개최 장소의 안전문제 가능성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다시 발송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연맹이 처음 공문에서 행사취소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희망콘서트는 에이즈 편견 해소 캠페인에 젊음과 문화라는 코드를 접목해 기획한 행사였지만 지하에서 안전문제가 발생하면 자칫 사고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