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카이로 선언 70주년…한국 운명 바꾼 현장

윤창현 기자

입력 : 2013.11.28 21:55|수정 : 2013.11.28 21:55

강대국 협상에 운명 맡길 수 밖에 없었던 아픈 과거

동영상

<앵커>

한국의 독립을 약속한 최초의 국제적 합의, 카이로 선언이 채택된 지 70년이 됐습니다.

강대국들의 나라운명을 맡겨야 했던 역사의 현장을 윤창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피라미드가 마주 보이는 카이로 외곽의 '메나 하우스'라는 호텔입니다.

이 호텔 한 켠의 작고 푸른 정원은 70년 전 일제 식민지였던 한국의 운명을 뒤바꾼 역사의 현장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3년 11월 27일,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과 영국의 처칠 수상, 중국의 장제스 총통은 이곳에서 식민상태인 한국 독립에 합의합니다.

[최민자/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독립을 열망하는 100여 개 약소민족들 중에서 유일하게 대한의 독립만이 열광의 순애들에 인해서 약속 선언 된 것입니다. ]

처칠 수상이 묵었던 숙소와 회담장을 보호하기 위해 피라미드 정상에 설치했던 방공포 지지대까지 당시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타렉/메나하우스 지배인 : 한국 독립을 선언한 회담이 열린 장소라는 데 커다란 자부심을 느낍니다.]

하지만 '적절한 절차에 따라' 한국을 독립시킨다'는 열강들의 합의는 이후 신탁통치와 남북분단으로 이어지는 비극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우리 교민들은 한반도의 운명을 바꾼 카이로 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며, 회담장소에 낙엽이 지지 않는 야자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김영소/주 이집트 대사 : 대한민국의 영원한 번영과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이 나무를 식수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됐던 카이로 선언은 강대국의 협상에 운명을 맡길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아픈 과거를 담고 있습니다.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와 첨예한 동북아 영토분쟁 속에 카이로 선언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적잖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