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한국전력 같은 우리나라 공기업 683곳이 정부에서 받는 한 해 예산은 40조 원이 넘습니다, 모두 국민 세금에서 나오는 돈입니다. 그런데 이미 수십조 원의 빚을 진 일부 공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호화 청사를 짓고 있습니다. '세금, 잘 써야 덜 낸다', 그 두 번째 순서, 호화청사 실태를 고발합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외곽 혁신도시 부지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건물이 나타납니다.
지하 2층, 지상 11층 규모로, 건물 좌측에 병원과 약국, 은행이 들어서고, 우측에는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 편의시설이 지어집니다.
복합 몰이 아닙니다.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 내년 중반에 완공되는 가스공사 신청사입니다.
기존 분당사옥의 2배 넓이에 건축비만 2,800억 원이 넘습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 : 두 배 정도 늘어났는데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건 업무용 시설이 아니라…분당사옥은 문화시설 이런 게 하나도 없어요. 좁아서.]
가스공사의 부채는 해마다 늘어 이젠 자본금보다 4배 많은 32조 원대입니다.
허허벌판에 우뚝 선 이 25층짜리 빌딩은 도로공사 신청사입니다.
2,685억 원을 들여 연면적을 기존 청사보다 3배 넘게 넓혔습니다.
누적 부채가 25조 원이 넘는 빚더미 공기업이지만 신청사에는 생태연못에 축구장, 수영장, 심지어 풋살장까지 갖췄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 지역 주민들한테 다 개방하는 것으로… 무료는 아니고요. 적정한 사용료는 내야 되겠죠.]
누적부채 95조 원의 부채 공룡,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 발전회사가 지은 직원 숙소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전망에 따라 줄지어 지어놓은 게 호화펜션을 방불케 합니다.
[한국전력 자회사 관계자 : (직원들)부모님이나 자녀들 위해서… 힐링할 수 있는 바다가 보이니까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공기업 부채를 꼽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내년도 예산안은 357조 7천억 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공기업의 부채는 565조 9천억 원으로, 이미 1년 치 예산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국책사업을 하는 공기업의 특성상 빚더미의 책임을 다 떠안는 데는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국민들이 부담할 세금으로 호화청사를 짓는 공기업의 현실은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김세경·홍종수,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