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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프로그램 오류 이용한 재산상 이익은 사기

윤나라 기자

입력 : 2013.11.21 17:23|수정 : 2013.11.21 18:19


인터넷 사이트의 프로그램 오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부당한 돈을 챙겼다면 컴퓨터를 이용한 사기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전자복권 판매 사이트의 오류를 이용해 1천8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유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형법상 컴퓨터 등을 이용한 사기는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행위"라며 "프로그램 오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정당하지 않은 사무처리를 한 행위도 '부정한 명령'에 해당한다"고 전제했습니다.

'부정한 명령의 입력'이란 특정 프로그램 명령을 부정하게 변경, 삭제하거나 해킹하는 것 등을 의미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프로그램 오류를 분명히 인식하고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의도로 전자복권 구매명령을 입력한 것은 부정한 명령의 입력에 해당하므로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로 처벌해야 한다"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유씨는 한 전자복권 판매 사이트에서 가상계좌 잔액이 1천원 미만일 때 복권 구매 명령을 실행하면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복권 구매요청 금액과 동일한 가상현금이 자신의 계좌에 입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유씨는 이를 악용해 지난 2009년 1월부터 3개월간 4만5천여회에 걸쳐 1천800만원 가량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2심은 프로그램이 오류를 일으킨 것일 뿐 유씨가 허위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입력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