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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개흥사터에서 고려시대 소조불상 출토

입력 : 2013.11.21 11:59


지금은 터만 남은 전남 보성군 득량면 해평리 개흥사터에서 고려시대 흙으로 빚어 만든 소조불상과 청동소탑 조각이 발견됐다.

조계종 산하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각림스님)는 문화재청이 지원하는 전국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사업 일환으로 산지가람인 개흥사 터에 대한 시굴조사를 벌인 결과 불두(佛頭.머리)가 없어진 소조불상(현존높이 12㎝ 정도), 청동소탑 조각, 개흥사(開興寺)라는 글자를 적은 막새 기와 등을 발굴했다고 21일 말했다.

이들 유물은 금당 자리로 추정하는 곳에서 발견됐다.

이 중에서 소조불상은 양 손바닥을 편 채로 포개서 배꼽 아래에 두고 두 엄지손가락은 맞댄 형태인 선정인(禪定印)이며, 머리 부분은 없어졌지만 단아함을 유지한 상태다.

조사단 관계자는 "소조불상 다른 한 점도 깨진 상태로 어제(20일) 더 찾아냈다"면서 "향후 본격발굴이 시작되면 개흥사와 관련한 가람 배치 양상이라든가, 창건 시기 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동소탑 중 이번에 발견된 조각은 지붕 위 기왓골과 추녀마루에 용두(龍頭)를 장식한 부분이다.

이 청동소탑과 긁은 선으로 물고기 뼈 형태 무늬를 넣은 기와 출토품은 개흥사 창건 혹은 중창 연대가 고려시대임을 엿보이는 중요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시굴 조사에서는 석축으로 구성한 동원(東院. 동쪽건물)·서원(西院. 서쪽건물)에서 건물터 여러 곳이 확인됐다.

서원에서는 금당으로 추정되는 정면 3칸(어칸 5m, 협칸 3.5m), 측면 3칸(어칸 5m, 협칸 2.5m)짜리 중심 건물터를 중심으로 좌우 건물로 둘러싸인 중정(中庭, 중앙마당)이 드러났다.

두 단가량 남은 계단 좌우에서는 용을 조각한 소맷돌(돌계단 난간)이 출토됐다.

또 동원 석축 아랫부분에서는 물이 들어오는 입수부와 나가는 출수부를 갖춘 암거(暗渠. 수로의 일종)가 20m 구간에 걸쳐 발견됐다.

또 중정에서는 석탑 윗부분인 옥개석과 석등 옥개석이 각각 발견되기도 했다.

원효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개흥사는 1678년 이전까지 세 차례 정도 중건되고 1680년대에 이곳을 중심으로 불사가 활발했다는 사실이 조선후기 문집인 청광집(淸狂集)에 전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현장 진입로 주변에서 비석 조각이 1점 발견됐다.

다리를 세우는 데 관련된 시주자 명단이 일부 확인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