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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 측 임직원 왜 안 나왔나" 집중 공격

입력 : 2013.11.20 15:19


'애플 대 삼성전자' 특허침해 손해배상액 재산정 공판에서 삼성전자 임직원이 단 한 명도 법정 증언대에 서지 않은 점이 애플 측의 집중적 공격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루시 고 판사가 12∼19일(현지시간) 주재한 공판에서 애플 측은 자사 고위 임원들을 증인으로 십분 활용했다.

특히 마케팅 책임자 필 실러 선임부사장은 14일과 15일 이틀간 증언대에 서서 애플 측의 증인신문과 삼성 측의 반대신문에 장시간 응했다.

이 과정에서 실러 선임부사장과 삼성 측 변호인들이 설전을 벌이다가 여러 차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개인으로서는 매우 불편하고 부담이 큰일이지만, 애플 입장에서는 최고위 임원이 명쾌하고 생생하게 자사의 입장을 설명토록 하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토니 블레빈스 애플 구매담당 부사장도 증인신문 첫날인 13일에 나와서 "애플의 제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을 것이므로 애플이 판매 손실을 봤다고 할 수 없다"는 삼성 측 주장에 맞섰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자사 임직원들을 단 한 명도 증인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변론 전략상 자사 임직원이 직접 증언대에 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판단이었겠지만, 애플 측이 공판 내내 이 점을 이용해 배심원들에게 삼성전자의 태도에 대해 부정적 인상을 심는 일은 막을 수 없었다.

19일 최후진술에서 애플 측 변호인 빌 리는 "증인들은 기억을 못 합니다.

아니, 여기 삼성의 경우에는 증인들이 나타나지 않습니다"라고 배심원들 앞에서 비꼬기도 했다.

또 애플 측 수석변호인인 해럴드 맥엘히니는 이날 배심원들에게 "(삼성 임원들이) 얼마나 이 (미국 재판) 절차를 무시하길래 재판에 나오지도 않는 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애플 측은 공판 기간 내내 "삼성전자야말로 우리측 스타 증인"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쓰면서 신종균 사장 등의 발언과 지시사항이 담긴 삼성전자 내부 문건을 배심원들에게 보여 주고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체계적으로 베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 변호인들은 외부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설문조사 등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반론했지만, 해당 발언을 하거나 문건을 작성한 임직원의 입을 통해 생생한 반론을 펼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재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측의 변론 전략이 지난해와 사실상 똑같았기 때문이다.

이미 한 차례 써먹은 전략이기는 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애플 측이 삼성전자의 태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배심원들에게 심은 점이 평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판단을 하는데다가 일반인의 '상식'에 의존하는 미국 배심 제도의 본질적 성격상 더욱 그럴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공판을 앞두고는 오히려 애플 측이 삼성전자 직원을 증인으로 부르려고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디자이너 박형신 씨가 원래 작년 재판에서 삼성전자 측 증인으로 신청됐다가 애플 측 요구로 증언에서 배제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공판 개최 직전인 이달 초 애플이 원고측 증인으로 박 씨를 부르겠다고 신청한 것이다.

다만 박 씨가 실제로 증언대에 서지는 않았다.

루시 고 재판장이 "작년에는 당신들이 박 씨를 배제해 놓고 지금 와서 다시 부르겠다는 거냐"며 애플 측의 증인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어떤 이유로 박 씨를 증언대에 세우려고 시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새너제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