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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 '오바마케어·이란제재' 적전분열 양상

입력 : 2013.11.17 05:30

내년 중간선거 패배 위기감 고조…오바마, 집안 단속에 급급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이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개혁안, 이른바 오바마케어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문제를 놓고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전날 오바마케어의 시행을 사실상 1년 연기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을 때 민주당 의원 39명이 당론에서 이탈해 공화당 편을 들었다.

2010년 건강보험 개혁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이후 공화당의 46번째 폐지 내지 유예 시도였고 지금까지 상·하원 민주당이 이를 막고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애초 10∼20명의 소속 의원이 이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마저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공화당은 4명만 법안에 반대했다.

지난달 오바마케어 등록이 시작되고 나서 보험 계약 무더기 해지 및 웹사이트 접속 불량 사태가 이어지자 내년 중간선거에서 이로 인한 국민 불만 때문에 낙선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민주당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에서 같은 법안이 통과돼 넘어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오바마케어 졸속 추진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 이어 이번 투표 결과로 정치력에 또 한 번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오바마케어 시행 유예 여부에 대한 공을 넘겨받은 상원 민주당도 곤혹스러운 처지다.

현재 상원에서 100석 가운데 54석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년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의원을 중심으로 7명이 이미 이 법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원 법안을 그대로 전체투표에 부쳤다가는 자칫 통과할 수도 있는 셈이다.

지난달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와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여론의 몰매를 맞았던 공화당은 뜻밖에 굴러들어온 반전의 호기를 놓치지 않고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을 한껏 밀어붙이고 있다.

오바마케어 유예 법안을 발의했던 프레드 업튼(공화·미시간) 하원의원은 "오바마케어로 수백만명의 국민이 자기가 원하는 건강보험을 잃었다"며 "국민에게 그들이 원하는 보험을 유지할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론 존슨(공화·위스콘신) 하원의원도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 모두에게 저렴한 보험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깼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의 내분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법안 처리 문제에서도 감지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새 제재 카드는 협상 실패 이후에 써먹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앉혀 합의에 이르도록 하려면 지금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르면 내주 상·하원 공화당과 함께 2014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이란 제재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반면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이란에 대한 어떤 새로운 제재 움직임에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수권법안이나 다른 법안에 추가 제재 항목을 끼워넣는 것은 지금 진행되는 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 설득은커녕 해리 리드(네바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나 팀 존슨(민주·사우스다코타) 상원 은행위원장 등을 상대로 집중 로비를 펼치는 등 집안 단속에 급급한 처지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