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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디트로이트서 10대 흑인女 피살…'제2의 지머먼?'

류희준 기자

입력 : 2013.11.15 19:34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인근 백인 거주지에서 이달초 10대 흑인 여성이 주민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흑인 인구가 대부분인 이 도시의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비무장 흑인 고교생과 몸싸움하다 총으로 살해했으나 지난 7월 무죄평결을 받은 조지 지머먼 사건과 닮아 흑백 인종갈등과 정당방위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은 지난 2일 흑인 여성인 19살 레니샤 마리 맥브라이드가 백인 거주지 웨인카운티 디어본하이츠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맥브라이드는 사망 직전인 지난 2일 새벽 1시쯤 디트로이트 교외에서 차를 몰고 가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는데 인근 주민들은 그녀가 술에 취한 듯 방향 감각을 잃고 사고현장 근처를 배회하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습니다.

맥브라이드는 수 시간 뒤 사고 지점에서 몇 블록 떨어진 주택 현관에서 얼굴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웨인카운티 검시소는 그제 시신 부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맥브라이드가 피살됐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검시소 측은 그녀의 얼굴에 산탄총을 맞은 흔적이 있었으며, 총격이 가까운 거리에서 일어났다는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맥브라이드는 키가 165㎝가량이었으며 혈중 알코올 농도 0.218%로 기준치의 3배에 가까웠다고 덧붙였습니다.

가해자는 맥브라이드가 발견된 주택의 소유자로 54세 남자라는 사실 외에 인적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변호사인 셰릴 카펜터는 지역 언론인 디트로이트뉴스에 "의뢰인은 사건 당일 이른 새벽 누군가 집안으로 침입하려는 듯한 소리를 듣고 깼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유족과 인권단체는 맥브라이드가 사고 후 도움을 청하려 했을 뿐인데 흑인이라는 이유로 과잉 대응에 희생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가해자를 체포하지 않은 당국에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면서 가해자 집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인구 80% 이상이 흑인으로 미국에서도 흑인 인구 비율이 높기로 첫손에 꼽히는 도시지만, 맥브라이드가 숨진 디어본하이츠는 인구 5만 7천명 중 86%가 백인입니다.

유족들은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맥브라이드가 인력관리회사에서 일해왔으며, 운동부 활동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평범한 10대로 범죄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맥브라이드 가족의 변호사는 "가해자가 위협을 느꼈다면 911에 신고부터 했어야 마땅하며, 무기도 없는 10대 여성이 현관 앞에 서 있다고 산탄총을 쏠 이유가 없으며 이는 술 취한 상태라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웨인카운티 검찰은 가해자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체포영장 발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무장하지 않은 흑인이 범죄자로 오인당해 살해되는 사건이 끊이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지머먼 무죄 평결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고, 9월에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미식축구선수 출신 조너선 페럴(24)이 교통사고 후 근처 주택에 도움을 청하다 강도로 오인받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