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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매트리스는 불쏘시개…담뱃불만 버티면 '합격'

박세용 기자

입력 : 2013.11.15 16:19|수정 : 2013.11.15 21:34


[편집자주] SBS 8뉴스에 방송될 아이템 가운데 핵심적인 기사를 미리 보여드립니다. 다만 최종 편집 회의 과정에서 해당 아이템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 4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초등학생 2명이 숨졌습니다.

화재 원인은 전기장판이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가족이 꽃샘추위 때문에 침대에 전기장판을 깔고 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화재 현장은 참혹했습니다.

특히 침대 매트리스가 완전히 타버려 스프링만 남은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매트리스를 올려놓았던 침대 틀과 다른 가구들은 형태가 남았습니다.

매트리스가 커다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경기도 화성에 있는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전기장판 발화를 가정한 매트리스 화재 시험을 해봤습니다.

정부가 인증한 KC 마크를 단 제품입니다.

KC는 화재를 비롯한 여러 시험을 통과해야 부착할 수 있는 마크입니다.

불을 붙여본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4~5분 만에 화염이 폭발적으로 치솟는 이른바 플래시 오버(flash over)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매트리스는 10분 만에 완전히 타버렸습니다.

재도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이 매트리스는 건설기술연구원이 시중에서 무작위로 구입한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원단은 압축 패딩과 부직포로 되어 있습니다.

화재 시험을 통과한 제품이 이렇게 쉽게 전소해버린 이유는 시험의 규정 때문입니다.

현재 매트리스는 이른바 담뱃불 시험만 통과하면 화재에서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고 KC 마크를 부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담뱃불 시험은 간단합니다.

불이 붙은 담배를 매트리스 표면 위에 올려놓았을 때 길이 10cm 이상만 타오르지 않으면 합격입니다.

즉 매트리스 표면만 방염 처리를 하면 어느 제품이든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실제로 오늘 완전히 타버린 매트리스도 담뱃불을 올려놓았을 때는 표면이 5cm 정도밖에 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매트리스 위에 덮개를 덮거나 이불, 전기장판을 깔고 생활하는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입니다.

미국은 담뱃불 실험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6년부터 매트리스에 버너로 불을 붙여보는 화재 실험을 도입했습니다.

30분 동안 최대 열 방출량이 200kW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입니다.

건설기술연구원의 매트리스 화재 실험에서는 순간적인 열 방출량이 2,900에서 3,000kW에 달해 미국 기준의 15배에 가까웠습니다.

방염 기술이 어렵거나 비싼 것은 아닙니다.

한 중소기업은 이미 내부까지 방염 처리를 한 매트리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매트리스 화재 시험 규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겨울철 잦은 화재에 애꿎은 인명 피해가 늘지 않도록 관련 기준 개정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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